일본,자국내에서도 세균전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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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도쿄 = 김국진 특파원]일본군 특수부대가 패전 직전인 1945년 3월께 가고시마 (鹿兒島) 현 도쿠노시마 (德之島)에서 곡물을 고사시키는 '흑수균 (黑穗菌)' 이란 세균무기 개발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이 마을 주민들은 "구 (舊) 일본군은 미국 본토의 곡창지대에 세균무기를 뿌려 식량을 공격할 계획을 갖고있었다" 고 증언했다.

도쿠노시마 주민들은 반세기에 걸쳐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으나 당시 세균무기 실험에 참가했던 주민 몇명이 최근 특수부대의 세균무기 연구에 대해 털어놓고 시작했다.

증언에 따르면 연구시설은 도쿠노시마 남부의 사탕수수밭 부근에 설치됐다.

이 연구시설에는 특수부대 소속의 연구자 6, 7명이 상주했으며 '정신대' 로 불리는 여성주민들도 이 실험에 참가했다.

구일본군 특수부대가 중국 하얼빈 (哈爾濱) 부근에서 콜레라나 페스트등 세균을 사용한 인체실험을 행한 사실등은 알려져 있는데, 이번 증언은 일본 국내의 섬에서도 세균무기 개발이 추진됐음을 전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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