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보기]가수 김창완씨 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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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집주인의 분위기 만큼 여유로운 그러면서도 집안 곳곳에 주인의 고집이 진하게 배어있는 곳. 바로 이웃집 아저씨같은 푸근한 이미지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산울림' 의 김창완 (43.서울서초구반포동) 씨의 집이 주는 느낌이다.

대지가 70평 남짓 되는 이 집은 94년 봄부터 김씨가 둥지를 튼 곳. 계속해서 단독주택을 고집하고 있는 그가 이 집을 택하게 된 중요한 이유는 주변 야산과 인접해 있어 자연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 이 집에 들어서면 온통 상아색만 눈에 들어온다.

벽과 천장은 물론 바닥재도 상아색 마루다.

모든 조명도 그 색조에 맞췄고 커튼.가구에서부터 전자제품이나 싱크대까지 가능한 한 상아색 일색이다.

게다가 이 집의 벽은 액자나 그림 장식을 찾아보기 힘들고 바닥도 카페트나 러그로 장식하지 않아 전체적인 느낌은 '아주 하얗다' 는 것

"벽에 못을 박는다거나 꾸미는 것을 워낙 싫어해요. 그래서 그림을 건다거나 장식을 하는 일은 우리집에선 생각도 안해요. 벽은 벽대로 바닥은 바닥대로 그대로 두는게 우리 둘다 편한가봐요. "

아내 강귀빈 (43) 씨의 설명. 침실에는 침대와 소파.탁자가 가구의 전부. 영화를 좋아하는 탓에 영사기와 스크린대가 유일한 장식품 (?) 으로 놓여 있다.

산 옆에 놓인 집이라 슬라이딩 도어로 된 큰 창문너머 보이는 푸른 나무들이 싱그럽게 느껴진다.

침실뿐 아니라 이 집 어디서도 장롱을 찾아 볼 수 없는데 이는 방마다 붙박이장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작업실은 이 집에서 가장 복잡한 공간이며 그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 작곡과 기타연습.원고정리등 직업상 필요한 일들을 대부분 이 곳에서 한다.

이 곳에는 앰프.녹음기.컴퓨터기기등 각종 음악용 기계들이 들어있어 '미니 스튜디오' 로 불릴 정도. 지난번 12집 앨범작업은 모두 이 작업실에서 했다.

"좀 사치스런 생각인지는 몰라도 집은 특별한 기능을 가진 공간들로 꽉 채우기 보다는 비어있는 공간도 두는등 좀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마도 우리집이 썰렁할 정도로 꾸밈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겠죠. " 그는 "요즘엔 대청마루가 있는 널찍한 한옥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고 말한다.

그는 현재 SBS - TV와 MBC - FM에서 각각 MC와 DJ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들 신화 (17) 군이 미국 유학중이라 의사인 아내 와 단둘이서 살고 있다.

글 = 신용호 기자 사진 =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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