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정의학회 참석차 방한 미국 로버트 테일러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1차진료를 담당하는 가정의학 전문의가 확산돼야 과잉진료등 불필요한 의료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97세계가정의학회 아태학회 (8월31일~9월3일.서울 쉐라톤워커힐) 참석차 내한한 미국 오리건대 가정의학과 로버트 테일러 (61) 교수는 작은 돈으로 환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최선의 의료방안으로 가정의학 전문의 양성을 제시한다.

테일러교수는 가정의학 교과서를 저술하는등 가정의학을 학문의 체계로 기틀을 잡은 가정의학의 세계적 대가.

"국방과 교육예산을 합친 것보다 보건의료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으나 영아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선진국중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고민입니다."

그러나 점증하는 의료비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영국의 경우 지난 81~94년 응급입원이 45%나 증가했지만 실제 소아천식과 중독을 제외하곤 질병발생이 늘어난 것은 거의 없었다는 것. 이들 모두 특정과목 전문의가 과잉 양산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포틀랜드 지역의 경우 앞으로 20년간 심장전문의가 불필요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이상적인 가정의와 전문의 비율은 5대5 정도지요. " 그는 9대1 정도로 전문의가 압도적으로 많이 배출되는 우리나라 사정에 대해 전문의 비율을 줄이는게 시급하다고 충고한다.

"미국도 60년대엔 스페셜리스트 (전문의)가 제너럴리스트 (가정의) 보다 신뢰를 받았으나 지금은 역전된 상태입니다.

실력있는 가정의학 전문의들이 양산된 결과죠. " 가정의를 신뢰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