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유니버시아드]테니스 남자복식 윤용일-이형택 첫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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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윤용일의 서비스리턴이 드보라첵의 발치에 꽂혔다.

가까스로 라켓을 갖다댔지만 볼은 네트에 걸렸다.

유행처럼 돼버린 기괴한 함성도, 하이파이브도 어색했을까. 윤용일과 이형택은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나 두사람의 가슴을 동시에 관통한 감동은 시칠리아의 명주 (名酒) 마르살라주의 향기보다 진하고 짜릿했다.

마침내 해냈다.

단식우승보다 더 어려울 것처럼 보였던 테니스복식우승, 9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짝을 이룬 이후 3년만에 유니버시아드를 제패한 것이다.

대회 개막 8일만에 한국이 따낸 첫 금메달이기도 했다.

한국은 27일 (이하 한국시간) 새벽 팔레르모시 시르콜로 테니스클럽에서 벌어진 97유니버시아드 남자복식 결승에서 윤용일 (삼성물산) - 이형택 (건국대) 조가 체코의 드보라첵 - 쿠드르낙조를 2 - 0 (6 - 1, 7 - 6) 으로 물리쳤다.

이날 우승으로 한국은 93년 버팔로대회에서 김남훈 - 공태희조가 우승한 이후 4년만에 정상에 복귀하면서 91년 셰필드대회에서 장의종 - 지승호조의 우승을 포함, 통산 3회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91년 셰필드대회 이후 6년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축구는 마르살라 코뮤날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크라이나와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5 - 3으로 이겨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30일 미국을 1 - 0으로 이기고 올라온 홈팀 이탈리아와 결승전을 갖는다.

남자배구는 팔라제토 체육관에서 벌어진 준준결승에서 장병철 (성균관대.13득점.17득권).석진욱 (한양대.6득점.8득권) 의 수훈으로 폴란드를 3 - 0 (15 - 6, 15 - 10, 16 - 14) 으로 제압, 4강에 올라 29일 숙적 일본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국은 이날까지의 메달집계에서 금1.은1.동2개로 전날 13위에서 10위로 올라섰다.

우크라이나가 금7.은2.동3개로 1위, 일본이 금6.은5.동5개로 2위, 중국이 금6.은4.동4개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이에 앞서 26일 오후 벌어진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김동현 (건국대) - 전미라 (한국체대) 조가 슬로바키아의 마르코바 - 차르마코비치조를 2 - 0으로 물리치고 사상 처음 유니버시아드 혼합복식 결승에 진출했다.

육상 남자높이뛰기의 기대주 이진택 (대동은행) 은 1조 예선에서 2m20㎝를 쉽게 넘어 가장 좋은 기록으로 결선에 올랐다.

그러나 남자농구는 준준결승에서 미국에 94 - 64로 완패, 4강의 꿈이 무산됐다.

카타니아 (이탈리아)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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