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추신수 “지금 갑니다” … 설레는 대표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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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유일한 메이저리거 추신수(27·클리블랜드)가 25일(한국시간) 하와이 전지훈련에 합류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에 차려진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해 온 추신수는 팀의 주전 우익수 자리를 사실상 확보한 뒤 홀가분하게 하와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추신수를 직접 볼 수 있게 돼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동갑내기 친구들인 김태균(한화)과 정근우(SK)는 “고교 때 투수로는 대단했다. 타격은 별로였는데 미국에 가서 얼마나 늘었는지 한번 봐야겠다”고 농담 섞인 기대감을 드러내는 등 추신수는 선수단 내에서도 화제의 중심이다.

◆호타준족에 대표팀 최상급 무기=김 감독은 “기량 면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가 추신수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미 추신수를 3번 타자로 점찍어 놓았고, 준족만이 누릴 수 있는 ‘그린 라이트’(도루 재량권)도 줄 계획이다. 추신수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과 재활로 인해 지난해 6월에야 메이저리그에 합류했다.

하지만 남은 시즌에서 94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9리(317타수 98안타)·14홈런·66타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희섭(KIA)이 2004년(플로리다→LA 다저스)에 세운 한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타점(46개)·안타(86개)를 모두 넘어섰다. 9월에는 타율 4할·5홈런·24타점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중 최초로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큰 무대에서 검증받은 추신수는 김 감독이 생각하는 최상급 무기다.

◆‘추신수 활용법’이 WBC 전략의 핵심=김 감독은 추신수 활용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이 그를 ‘1라운드 1경기, 2라운드 2경기만 외야수로 뛰게 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초 김 감독은 ‘우익수 추신수-1루수 김태균-지명타자 이대호’를 구상했다. 추신수가 지명타자로 뛴다면 수비 부담을 안은 채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하거나, 공격력 약화를 감수하고 김태균·이대호 중 한 명을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 수비도 타격을 받는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강견을 지닌 데다 이진영(LG)과 함께 돔 구장을 경험한 단 둘뿐인 외야수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의 요청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 감독은 ‘우익수 추신수’ 카드를 내밀 경기를 택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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