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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수면장애,자라면서 자연치유 많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자다가 깨서 공포에 질려 소리치며 우는 아이, 밤중에 벌떡 일어나 돌아다니는 아이가 있다면 어른들도 잠을 설치기 마련이다.

어린이 수면장애의 원인은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 특징. 두돌 미만은 까다로운 성격이, 유아기땐 '잠 = 부모와의 분리' 라는 불안감이 원인이 된다.

학동기 아동은 도둑.천둥번개.유괴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잠을 못이룬다.

그러나 어린이 수면장애는 대개 자라면서 저절로 좋아지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 유아기 어린이들이 흔히 겪는 것은 악몽증. 많게는 유아기 어린이의 절반 정도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데 특히 여자 어린이가 남자어린이보다 3~4배정도 많이 겪는다.

말 그대로 무서운 꿈 때문에 자다가 깨는데 주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악몽증은 전체 수면중 3분의2 이후인 수면 후반기에 나타나며 꿈의 내용은 대개 생존.안전 등에 관한 것이 많다.

아이가 잠을 깼을 때 "무슨 꿈을 꾸었니?" 하고 물어보면 대부분 기억을 한다.

이때 부모가 안심을 시켜주는 말을 하며 꼭 껴안아주면 다시 잠이 든다.

자라면서 저절로 없어지므로 걱정할 일이 못된다.

가급적 무서운 비디오나 TV 등은 안보도록 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에 비해 야경증은 잠든지 얼마 안돼 비명을 지르고 발길질을 해대지만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 조형순씨 (30.서울마포구합정동) 는 "세돌된 아들이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잠든지 2시간만에 일어나 비명을 지르고 발길질을 하며 우는데 아이를 깨워 물어봐도 자기행동을 전혀 못할 뿐 아니라 10~20분 정도 지나면 다시 잠든다" 며 걱정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전형적인 야경증세. 야경증은 전체수면의 3분의1이내인 수면초기에 일어나는데 1분~10분동안 비명을 지르고 거친 행동을 보인다.

이때 맥박증가.식은땀.동공확대 등의 증세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피로.심한 스트레스.열병.수면부족 등이 야경증을 불러오는 주 원인. 그러나 이 증상 역시 아이가 자라면서 사라지므로 가족이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일밤 증상이 나타나면 정신과를 찾아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것. "부모들은 아이가 낮동안 활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지 않도록 돌봐주는 한편 잠결에 하는 행동으로 다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 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아이가 수면중인데도 눈을 뜨고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거나 혼자 중얼거리면서 돌아다니고 심할 경우 옷을 입고 벗으면서도 깬 후엔 전혀 기억을 못한다' 면 이는 몽유병. 유아기에서 학동기 아이들까지 15% 정도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몽유병은 특히 4~8세경에 빈번하다 저절로 좋아져 10세가 지나면 3% 미만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지나친 걱정은 금물. 증상은 수면초기에 나타나며 갑자기 일어나 최소한 1번 이상 걸어다닌다.

이때 시선은 고정한 채 똑같은 행동을 목적없이 되풀이 한다.

이때 자극을 주면 반응을 하지만 깬 뒤에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몽유병은 아직 원인을 모르지만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잤거나 피로.초조.불안.스트레스 상황에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하고 평소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 단 수면중 전기코드.위험한 가구.계단 등에 다칠 수 있으므로 보호자들이 아이가 다치지 않게끔 유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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