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시스템대로 해야 실력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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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구 대표는 미국 C2어학원의 성공신화를 한국에서도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영어몰입교육이 가시화되면서 최근 미국교재를 활용한 영어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 3대 어학원의 하나인 C2가 지난해 9월 국내에 문을 열면서 사교육 시장을 달구고 있다. “한국의 영어교육은 속도 경쟁에만 치중하는 같습니다. 학생들이 따라오건 말건 ‘빠르게 빠르게’ 레벨만 올리는데 급급하지요. 이러니 기초가 약할 수 밖에요.”

 전영구(51) C2어학원대표는 인터뷰 내내 웃음을 머금은 채 학원의 전통과 교육시스템 및 목표에 대해 강한 어조로 소신을 밝혔다.

 C2어학원은 입시영어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학생들의 실력을 철저히 분석, 세분화된 교재와 강사들의 맞춤식 관리로 영어교육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개의 학원은 국제중·특목고 진학을 위해 토플·토익 등 시험유형에 집중해 영어를 가르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레벨을 빠르게 올리기 위해 학원을 자주 옮기고, 그 학년의 영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건너뛰기도 하죠.”

 전 대표는 C2어학원 본사가 국내에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법인장으로 전격 임명한 케이스.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는 데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시스템 영어’의 달인으로 꼽힌다. 그는 대기업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하다 2006년 미국 C2어학원 투자자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LA 소재 학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했다.

 전 대표는 한국에 진출한지 6개월도 안 돼 눈부신 성과를 올리며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했다.

 C2어학원은 분당에 이어 일산과 송파학원까지 큰 성공을 거두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학생의 레벨을 영역별로 진단, 그 결과를 바탕으로 취약점을 집중 관리해 균형있게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지론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는 “건강검진을 해보면 사람마다 위나 심장, 혈관 등 약한 부분과 건강한 부분이 다르지요.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약한 부분부터 치료해야 전체적으로 건강해지죠.”

 또 강사와 교재뿐 아니라 학생들의 테스트까지 미국 본원이 직접 관리하는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다. 그가 영어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자녀 때문.“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파견 근무를 나갔습니다. 한마디도 영어를 못했던 아이가 따돌림 당하지 않고 미국생활에 적응하기까지 겪은 어려움은 말로 다할 수 없죠. 유학을 떠나려면 국내에서 반드시 영어를 배우고 가야함을 뼈져리게 깨닳았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그는 미국에서 일본으로 발령받았다. 아이를 국제학교에 보내고 영어교육을 계속했다. 그러나 일본에도 일반 영어회화 학원은 많지만 아카데믹 영어를 가르치는 곳은 없었다. 방학 때마다 아이를 미국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한국으로 보냈는데 제대로 가르치는 SAT학원이 없었어요. 아이가 ‘강사가 실력이 없다’고 투덜거릴 정도였으니까요.” C2어학원 강사가 되려면 토익·토플이 아닌 SAT성적을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우리나라는 좋은 대학 입학이 최고의 목표지만 미국은 졸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지난해 LA지역 대학 졸업률의 경우 칼텍은 83.7%, UCLA는 62%, CSU 도밍겔스힐스는 5.7%였다. SAT 순위가 곧 졸업률 순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기초 능력이 없으면 졸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전 대표는 사업확장 청사진도 내놓았다. 오는 3월 상동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목동·중계·평촌·대치에 문을 연다. 서울 및 수도권은 100% 본사 투자로, 광역시는 프랜차이즈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검증된 미국 시스템을 한국의 교육열에 잘 접목, 균형 잡힌 영어교육을 실현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박진용·라일찬 기자 idea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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