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학가 新문화공간 '라이브 클럽' 경찰단속 존폐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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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학가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등장한 '라이브 클럽' 이 최근 경찰의 단속으로 존폐위기에 놓였다.

라이브클럽은 손님들 틈에 섞여 있던 뮤지션들이 아무 때나 악기를 들고무대에 뛰어 오르고 그러다가 손님중의 누군가가 즉흥적으로 합세해 함께 공연을 벌이기도 하는 음악매니아들을 위한 공간. 서울의 홍익대 앞에 이어 부산에서는 부산대앞이 라이브클럽의 발원지. 93년 문을 연 '아방갸르드' 와 '몽크' 를 시작으로 최근 '인디펜던트' 와 '쉬바' 가 생겨 났다.

'아방갸르드' 는 음악.연극.미술등 종합적인 전위예술의 실험무대로, '몽크' 는 재즈전문 라이브 명소로, '쉬바' 와 '인디펜던트' 는 록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록카페로 부산지역 젊은이들에게 유명한 곳들이다.

하지만 이젠 이곳에서 라이브공연을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6일과 7일 '인디펜던트' , '쉬바' , '몽크' 등 3곳이 금정경찰서에 의해 금정구청에 고발당해 밴드들의 공연이 중지됐기 때문이다.

'2명이상이 공연할 수 없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이곳에서 밴드들의 공연은 위법이며 밴드들이 공연하기위해선 유흥음식점으로 등록해야 한다' 는 게 이유다.

" '인디펜던트' 를 자주 이용한다" 는 崔모 (22.부산대 전자공학과3) 씨는 "나이트클럽에 적용시키기위해 만든 오래된 규정을 최근 등장한 젊은이들의 문화공간에 그대로 적용시킨다는 것은 무리" 라며 "서울 홍대앞 라이브클럽들도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받았으나 단속되기는 커녕 새로운 문화발원지로 인정받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라이브클럽을 이용해 온 음악매니아들은 이런 경찰 조치에 반발, 나우누리와 하이텔.천리안등에 토론방을 개설해 놓고 '라이브클럽 살리기 서명운동' 을 벌여 현재 1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놓고 있다.

또 16일오후 부산가톨릭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라이브클럽 살리기 록페스티벌' 에도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참여해 라이브클럽을 살리기 위한 부산 젊은이들의 열망을 나타냈다.

부산 =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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