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잘나오게 하려면 "빨리,자주,오래 물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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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엄마젖이 좋다는 건 젖먹이 아이도 안다.

하지만 모유를 먹일 결심을 했다가도 막상 출산후엔 '젖이 잘 나오지 않는다' '아기가 젖을 잘 못 빤다' 는등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하는 엄마들이 대다수다.

70년대 60% 이상이었던 국내 모유 수유율이 최근엔 25% 정도까지 떨어졌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젖 먹이는 일이 왜 이리 힘들어졌을까. 대한간호협회 김혜숙사무총장은 "될수록 빨리, 자주, 오래 아기에게 젖을 물리라" 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산모와 아기를 갈라놓는 대부분 병원들의 시스템부터가 모유 수유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 분만후 30분~1시간이내에 젖을 빨리기 시작하면 호르몬 분비에 따라 자연스레 젖은 잘 돌기 마련이다.

그러나 병원에선 분유를 먹이다가 2~3일후 퇴원하고나서부터 젖을 먹이기 시작하려면 사람에 따라 젖이 나오지않거나 젖이 너무 차서 유방이 딱딱하게 붓고 아프기때문에 모유 수유가 힘들게 되는 것. 또 아기도 일단 병원에서 인공 젖꼭지에 길이 들게되면 엄마 젖꼭지를 잘 빨지 못하고 짜증을 내므로 부모도 덜컥 분유를 주게 된다.

따라서 출산직후부터 산모의 유방위에 따뜻한 물수건을 5분쯤 올려두었다가 어루만져 주는 식의 마사지를 해서 젖을 잘 돌게 해야한다.

또 아기가 처음에 젖을 잘 빨지 못하더라도 곧바로 분유를 들이밀지 말고 인내심을 발휘해 계속 시도할 필요가 있다.

모유 먹이는 시간 간격은 정해져 있지 않다.

흔히 출생후 2~3주안엔 하루 10회 정도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기가 원할 때마다,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먹이는 게 좋다.

아기가 자주, 오래 빨수록 젖의 양도 점점 늘어나는 게 인체의 신비다.

또 입원기간동안 초유나 아기가 미처 빨지못해 남는 젖은 그냥 버릴 게 아니라 유축기로 짜서 얼려두었다가 나중에 먹여도 좋다.

열탕이나 전자레인지에 해동시키지말고 따뜻한 물에 담가서 녹이는 게 영양 파괴를 줄이는 방법. 한편 전문가들은 출산으로 심신이 허약해진 산모가 하루에 몇시간씩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건 쉽지않은 일이므로 "산모를 다독이고 마사지도 해줘가며 정서적인 지지를 보여주는 남편의 도움이 필수적" 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요즘 산부인과 병실에선 더운 물수건으로 아내의 유방을 열심히 문지르거나 저체중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기에게 모유를 가져다 나르는 남편들이 늘어나 달라진 세태를 보여주고 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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