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현대한국학연구소 유영익 초대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건국 50주년을 1년 앞두고 한국 역대 대통령을 '대통령학' 의 수준에서 연구하고 해외에 현대 한국학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대형 현대사연구센터가 서울종로구부암동 산기슭에 문을 열었다.

우선은 건국대통령이라고 할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유품.기록물을 사료로 보관.정리하는 이승만기념도서관의 성격을 띠나 점차 역대 대통령과 국내외 현대사 관련자료를 모두 수집,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학 연구기관이다.

지난 14일 개소식을 가진 연세대 국제대학원 부설 현대한국학연구소 (02 - 361 - 4437) .초대 연구소장은 柳永益 (61) 연세대 석좌교수다.

이 연구소는 이승만 전대통령의 사저 (私邸) 인 이화장에 보관돼 오던 관계사진 1만9천종과 문서류 15만장을 이관받고 독지가 崔松玉여사가 제공한 2천여평의 넓은 저택을 부대시설로 갖게 됐다.

이 연구소 운영을 위해 삼성그룹은 50억원을 기금으로 출연했다.

- 연구소가 보관하고 있는 이승만 관계사료중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어떤게 있습니까.

"연구자의 입장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임정 대통령 시절의 관련기록류입니다.

이때 기록을 보면 李대통령이 순전히 미국에 모든 것을 의존한 망명정객일 뿐이라는 시각에 동의하기 힘듭니다.

이들 자료는 내년 8월까지 13권의 자료집으로 펴낼 작정입니다."

- 역대 대통령 중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어떤 자리매김이 가능한지요.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나라 '건국대통령' 으로 새롭게 평가해야 될 인물입니다.

그는 한국 최초의 국제적 안목을 가진 세계적 정치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요. 통치 스타일로 보면 유교적.기독교적 권위주의로 건국 초기를 다스렸다고 봐요. "

- 최근 들어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연구도 활발한데요.

"박정희 대통령이 없었어도 70, 80년대의 경제성장이 있었을 거라는 가정엔 동의 안합니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갖가지 인물론이 나옵니다만 누가 리더가 되느냐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지요. " - 앞으로 연구소가 역점을 두고 할 사업은.

"올 가을 (10월말)에 '수정주의를 넘어서' 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연구소 인원을 충원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최근들어 현대 한국학 연구의 주도권을 미국학자들이 쥐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柳소장은 내심 이 연구소가 한국 현대사 연구의 총본산이 됐으면 하는 포부를 갖고 있는 것같다.

많은 독지가가 나오고 또 정치인 후손들의 자료 제공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방인철 현대사연구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