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多者대결 정국분석]판세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조순 서울시장의 대선 출마 공식화로 본격적인 다자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대선승자를 꼽아보는 정치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졌다.

우선 관심은 4자 대결에 그칠지, 제5.제6 후보가 출현할지다.

강원.영남권에서 趙시장의 급부상은 역으로 제5후보의 출현 여지를 그만큼 좁혀놨다.

그러나 여당 후보의 부진한 지지율은 스스로를 '대안 (代案)' 이라고 믿는 여권의 예비주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자는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합종연횡을 꿈꾸고 있다.

시장 (市場) 급변기가 되면 타 기업 인수.합병 논의가 속출하는 재계와 비슷한 양상이다.

김대중 국민회의후보는 김종필자민련후보를 '우호적' 으로 '인수' 하는게 목표다.

김종필 후보는 범보수 연합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여권내 비주류나 박태준 (朴泰俊) 의원등이 그의 깃발 아래 뭉칠 동기는 희박해 보인다.

김종필후보가 다른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는 경우엔 당선 확률이 문제다.

지지율에서 선두권인 김대중후보를 제치고 따로 '합자 (合資) 회사' 를 세울 때의 예상 이윤이 작은 것이다.

김대중후보는 김종필후보를 제2주주, 박태준 의원을 제3주주로 한 주식회사형 집권전술과 함께 趙시장이 막판 세불리를 느낄 때 자신을 지지토록 하는 2원 전략으로 나가고 있다.

趙시장측은 오히려 기성 1, 2위 업체 (신한국.국민회의) 의 정치 독과점 체제에 저항감을 갖고 있는 '소비자' 층을 겨냥해 별도의 세력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제3후보론에 동참할 일반 주주를 모집하는 한편 기성 정치권의 빈틈도 노리고 있다. 성사여부를 떠나 박철언 (朴哲彦) 의원등 자민련 TK와의 연대를 추진한다는게 대표적 사례다.

김윤환 (金潤煥) 신한국당 고문의 '조순 검토설' 파문도 趙시장 캠프의 공격적 경영이 먹혀들 소지가 충분함을 읽게 하는 방증이다.

이회창후보 역시 민주당 소외세력, 자민련 일부등과의 연대에 적극적이다.

문제는 여당 소속 의원.중진들의 헌신성 확보다.

집권당 후보로서 가장 많은 '우량 대리점 (지역구 의원)' 과 '우수 임원 (지역 대표성을 일정 갖고 있는 중진들)' 을 보유하고 있는 자신만의 장점을 아직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스스로 李대표에게 '여당 주식회사' 의 지분까지 넘겨줬다고 생각하는지, 일단 경영의 지휘봉만 넘겨줬다고 생각하는지 숨은 관심거리다.

대선 구도는 시기적으로 9월18일의 공직자 사퇴시한까지가 중요하다.

제5후보 출현여부, 여권의 내부 결속정도, 야권의 단일화 협상 윤곽등이 대부분 드러난다.

이때는 또 추석 귀향기간이다.

수도권 민심과 지방 민심이 서로 정보와 정서를 교환하며 후보들에 대한 호불호 (好不好) 도 대부분 결정난다.

김현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