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를 더한 헤어스타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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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호 14면

유명 스타일리스트와 패션 디자이너들은 머리 모양이 사람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19일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보면 전문가들의 의견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그가 20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공식 회담에 입고 등장한 의상은 붉은색 재킷과 검정 바지였다. 이 차림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운동 기간 중이었던 지난해 3월 5일 오하이오주 캠페인 현장에 입고 나왔던 것과 똑같다. 금빛 액세서리까지 지난해 스타일과 별로 다를 것 없지만 머리 모양은 눈에 띄게 변했다.

[HERSTYLE] 힐러리 클린턴

지난해엔 뒷머리를 최대한 차분하게 누르고 귀를 훨씬 더 시원하게 드러냈다.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의 모습으로 날렵하고 힘찬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젊은 대통령’을 표방한 오바마 후보에게 맞서기 위해 힐러리 클린턴 역시 더 젊어 보이려 연출한 이미지였다.

국무장관으로 돌아온 힐러리 클린턴의 머리 모양은 이와 달랐다. 전체적인 머리 길이와 앞머리를 양옆으로 자연스럽게 가른 것은 비슷하지만 뒷머리를 띄워 훨씬 점잖고 권위적으로 보였다. 머리 뒷부분을 띄운 것이 왜 한층 점잖아 보이는지는 결혼식 폐백 때 양가 어머니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여인들의 가채 크기가 신분과 권위를 상징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중세 서양 여성들도 이처럼 가발을 올려 고귀한 신분을 과시하곤 했다. ‘정상급 국무장관’인 만큼 헤어 스타일에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자신의 스타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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