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 "종합수지 호전…외환위기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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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조건이 악화됨에 따라 외환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고비는 넘었다" 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종합수지가 50억~1백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3저 호황 끝무렵인 88년의 1백21억달러 흑자 이후 가장 큰 규모라는 것. 종합수지 (경상수지+자본수지+오차.누락) 는 지난해 경상수지의 대폭 적자로 인해 5년만에 적자 ( - 57억달러) 를 기록했으나 올해 1년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재정경제원은 16일 "종합수지 흑자전환의 의미는 국내에 들어오는 돈이 해외로 나가는 돈보다 많다는 것" 이라며 "따라서 외환수급에도 문제가 없다" 고 밝혔다.

재경원은 "기아사태로 최근 일부 은행과 종합금융회사들이 외화차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 이라며 "그러나 외국인 직접투자.증권투자.차관등이 순조롭게 이뤄져 시중에 나돌고 있는 외환위기설은 사실무근" 이라고 강조했다.

재경원은 "종합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도 자연히 늘어 올해말에는 3백50억달러를 웃돌 것" 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외환보유액은 한보사태 여파로 지난봄 한때 3백억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다시 회복돼 7월말 현재 3백36억달러를 기록중이다.

외환보유액 증가에 힘입어 재경원은 앞으로 외화자금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종금사에 외화자금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종합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들고▶자본수지 흑자는 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2백37억달러에 달했으나 올해 수출증가와 수입둔화에 힘입어 1백40억~1백6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재경원은 보고 있다.

재경원은 "경상수지 적자는 올 상반기 1백3억달러에 달했지만 하반기에는 50억달러 안팎에 그칠 것" 이라고 밝혔다.

또 자본수지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 상업차관 증가,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등에 힘입어 지난 10일까지 1백48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연말까지는 흑자가 2백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재경원은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신인도 (信認度) 하락현상이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어서 차입여건의 악화는 국내 경제운영에 당분간 상당한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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