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채무 323억 달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외국에 지고 있는 빚이 받을 돈(외환보유액 포함)보다 323억 달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1년 전보다 27억 달러가 줄어든 3805억 달러였다.

반면 대외채권은 같은 기간 724억 달러 감소한 3482억 달러로 집계됐다. 2007년 말엔 해외에 진 빚보다 받을 돈이 374억 달러가 더 많은 순채권국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순채무국으로 돌아섰고, 지난해 말에는 어느새 빚이 323억 달러나 더 많은 나라가 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나갔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규모가 측정되지 않아 대외채무 통계엔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주식 판 돈을 환전해 나가면 대외채권 중 하나인 외환보유액이 줄어든다.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채무와 앞으로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채무를 합한 유동외채는 1939억 달러였다.

수치로 보면 나빠진 것이지만 한은의 설명은 다르다. 한은 국제수지팀 유병훈 차장은 “선박을 수주해 먼저 받은 선수금은 대외채무로 잡히지만 배만 인도하면 사라지는 것”이라며 “이렇게 상환 부담이 적은 채무를 제외하면 아직도 순수하게 받을 수 있는 대외채권이 704억 달러 더 많고, 유동외채 비율도 외환보유액의 77%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