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이모저모]윙드푸트GC서 멀리건 유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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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97PGA선수권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윙드푸트GC는 멀리건이 미국에 도입된 골프장으로 유명. 공을 잘못 쳤을 때 한번 더 치도록 봐주는 멀리건은 유래가 비교적 명료하다.

이는 20년대 호텔업자 데이비드 멀리건의 이름을 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살았는데 함께 골프를 치던 멤버중 차를 가진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들이 골프장을 가게되면 멀리건의 차를 이용해야 했다.

비포장도로로 차를 몰다보면 핸들을 잡은 손이 얼얼할 정도가 돼 처음 샷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들은 멀리건에게만은 실수하더라도 한번 더 치도록 봐줬다는 것이다.

또하나의 유래는 멀리건이 윈저 호텔을 관리할 때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항상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어 골프도 될 수 있는대로 빨리 쳐야되고 옷도 차안에서 갈아입었다.

서두르다 보니 티샷에 실수가 잦았는데 그는 특유의 유머로 친구들을 웃겨가며 한번 더 쳤다.

그의 친구들은 다른 곳에서 그의 흉내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때 두번째 샷의 이름을 멀리건이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멀리건은 지난 37년 빌트모어호텔 경영자로 캐나다에서 뉴욕으로 이사왔다.

그는 '푸트' 에서 골프를 자주 쳤으며 캐나다에서의 습관대로 한번씩 더 쳤다.

그는 이를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의미에서 '커렉셔널 샷' 이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미국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따 멀리건이라고 불렀다는 것.

…예상을 뒤엎고 공동선두에 나선 존 댈리는 이날 티샷과 어프로치.퍼팅의 3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괴력의 장타력에 비해 쇼트게임이 약점이었던 댈리는 10번홀에서 5.5, 11번홀에서 3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는등 퍼팅이 호조. 댈리는 또 마지막 18번홀에서는 1백56야드를 남겨놓고 9번 아이언으로 날린 세컨드 샷을 홀 (컵) 1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는등 정확성까지 겸비,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오전 출발한 마스터스 챔피언 타이거 우즈와 유에스오픈 챔피언 어니 엘스,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저스틴 레너드의 올시즌 메이저대회 우승자조 주위에는 갤러리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골프의 묘미를 만끽. 우즈가 6번홀까지 3언더파로 공동선두에 오르자 갤러리들은 "역시 우즈" 라는 찬사를 터뜨렸고 초반 2언더파를 유지하던 엘스가 8번홀에서 보기로 미끌어지자 아쉬운 탄성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우즈에게는 버디홀인 파5의 12번홀에서 우즈가 3백20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날렸으나 러프에 빠뜨린 뒤 다섯번만에 그린에 공을 올려 더블보기를 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느림보 플레이어로 정평이 나있는 닉 팔도는 슬로 (지연) 플레이로 경고를 받아 '거북이' 플레이어임을 다시 한번 입증. 마스터스 예선탈락, 유에스오픈 48위, 브리티시오픈 51위등으로 부진해 명예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팔도는 10번홀에서 지나치게 시간을 끌어 경기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팔도는 5오버파 75타에 그쳐 2라운드에서 선전하지 않는한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서 정교한 퍼팅으로 역전우승을 차지했던 저스틴 레너드는 이날도 역시 '퍼팅의 귀재' 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 레너드는 고작 7개홀에서만 파온에 성공했으나 후반 10개홀을 단지 10개의 퍼팅으로 마무리하는등 18홀에서 24개의 퍼팅수를 기록한 것. 반면 우즈의 퍼팅수는 32개로 레너드보다 무려 8개나 많아 대조를 이뤘다.

김종길.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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