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총장 발언, 국가기강 문란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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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5일 대검 중수부 폐지와 관련한 송광수 검찰총장의 반발에 대해 "조직의 이해관계가 걸린 정책에 관한 문제를 해당 기관의 기관장이 공개적으로 과격한 표현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질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막강한 권력을 가진 기관이 이와 같은 행위를 했을 때 국민들은 대단히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것은 국가 기강이 문란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할 만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법무부 장관은 관계 부처의 책임자로서 검찰을 포함한 법무부 전체의 기강이 바로서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이와 관계없이 검찰 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검찰총장의 임기제라는 것은 수사권의 독립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정부의 정책에 관해 일방적으로 강한 발언권을 행사하라고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중수부 존폐 문제는 정권적 차원의 개혁과제가 아니라 법무부.검찰 차원의 제도개선 과제"라며 "이 같은 발언은 정부 내에서 효율적인 절차를 거쳐 서로 논의할 문제지 국민들을 상대로 이렇게 강한 입장을 발표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송 총장은 지난 14일 "중수부 폐지가 지난 1년간의 검찰권 행사에 불만을 가진 측에서 나온 것이라면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중수부 수사가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된다면 내가 먼저 (나의) 목을 치겠다"고 말했었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16일 오전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회견에서 강 장관은 대검 중수부 폐지 여부 및 송 총장 발언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 총장도 16일 경주에서 열리는 제14차 마약퇴치국제협력회의에 예정대로 참석해 개회사를 할 계획이다.

최훈.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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