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이스라엘 선수 입국 거부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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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국에서 열리는 국제테니스대회에 참가하려는 이스라엘 여성 선수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비자를 받지 못해 ‘2009 바클레이즈 두바이 테니스챔피언십’(15~28일)에 출전할 수 없게 된 선수는 샤하르 피어(세계 랭킹 48위·사진)다. 이스라엘 테니스협회 야론 미카엘리 대변인은 “다른 선수들도 피어의 출전 무산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출전을 포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18일 전했다.

이 대회 TV 중계권을 갖고 있는 미국의 테니스 전문방송 ‘더 테니스 채널’은 대회 중계를 취소했다. 방송국 측은 “스포츠는 종교·인종·정치 등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중계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회 후원사인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지사도 후원을 철회했다.

대회 조직위는 진화에 나섰다. 조직위 측은 “이스라엘 선수의 출전을 불허한 것은 선수 안전을 위한 조치”라며 “팔레스타인 가자사태로 인해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피어 선수가 지난달 뉴질랜드에서 열린 ASB클래식대회에 출전했을 때도 관중들이 야유를 하는 바람에 경기가 중단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는 “정당하게 참가 자격을 얻은 선수의 입국을 거부한 UAE의 처사에 실망했다”며 “UAE 테니스협회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남자 선수인 앤디 람은 23일 시작되는 이번 대회 남자부문의 복식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UAE 당국이 람 선수에 대해서도 비자 발급을 거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국제배드민턴대회에 참가하려던 미국 여자대표팀의 비자가 거부당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이란과의 첫 체육교류 행사로 배드민턴 여자 대표팀을 파견할 계획이었다. 이란 외무부 하산 카시카비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비자 발급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란 혁명 30주년 기념식 준비 등으로 인해 업무가 바빠 비자 발급 시간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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