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소박하게 치르라고 신신당부 … 일반 신자와 다르지 않게 진행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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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장례위원회 홍보 담당인 허영엽 신부는 17일 “추기경의 장례미사는 일반 신자와 다르지 않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20일 추기경의 장례는 미사 끝에 몇몇 인사들이 조사(弔辭)를 하는 것 외에는 일반 장례미사와 똑같다. 다음은 허 신부와의 일문일답.

김수환 추기경이 159일 동안 입원했던 강남성모병원 6010호 병실. 추기경이 쓰던 환자복과 이불이 침대 위에 놓여 있다. [오종택 기자]


-화환은 받지 않나.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弔花)도 돌려 보냈다. 추기경께서는 병상에서도 당신 장례식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추기경님의 뜻을 헤아려 달라.”

-빈소에 놓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에 대한 말들이 많다.

“군사독재에 반대해 거부한 훈장을 정부가 다시 갖다 놓아 갈등이 빚어졌다는 식으로 일부 언론이 잘못 보도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추기경께서는 1970년 8월 15일에 훈장을 이미 받으셨다. 당시는 유신이 선포되기 전이다. 16일 정부가 유인촌 장관을 통해 이 훈장을 다시 제작해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이 보내는 사랑의 표시라는 의미인 것 같다.”

-19일 입관하면 더 이상 얼굴을 못 보나.

“그렇다. 정식 관에 모시는 것이다.”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았는데.

“안구 상태는 감염이 없는 일반적인 각막으로 판정됐다.”

-추기경의 재산은.

“교구 사무처에 맡긴 유언장에 따르면 모든 것을 교구에 넣기로 했다고 한다. 재산도 많지 않다.”

-교황청의 조문은.

“조전이 와 있다. 교황청이 조문 대표를 선임해 조문하는 게 일반적 관례다.”

-장례미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미사 끝에 몇몇 분들의 조사가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일반 신자의 장례미사와 기본적으로 같다.”

배노필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선종(善終)이란

천주교 용어로 ‘착하게 살다 복되게 마친다’는 뜻의 ‘선생복종(善生福終)’의 준말. 천주교 신자로서 임종 전 병자성사(고통을 덜고 구원해 줄 것을 기도하는 천주교 의식)를 받아 죄 없는 상태에서 숨을 거두는 것을 가리킨다. 불교 지도자가 임종할 경우엔 ‘입적(入寂)’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적막함에 들었다’는 뜻이다. 타계(他界)·열반(涅槃)·입열반(入涅槃)·멸도(滅度)·입멸(入滅) 등도 같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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