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마지막 개각 모양새에 신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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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와대 관계자들은 4일, 이번주 단행될 개각의 성격을 "임기의 효율적 마무리와 12월 대선의 공정관리" 라고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단지 신한국당 소속 장관들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팀워크를 가능한 한 재정비하려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주 휴가중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고건 (高建) 총리를 비롯한 전각료들에 대해 "딴데 안 쳐다보고 임기 끝까지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느냐" 로 평점을 매겼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高총리의 경우 '골치 아픈 국정 사안에 소극적' 이어서 바뀔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경질명분이 약해서인지 그런 전망들은 쑥 들어갔다.

청와대는 '중립내각을 짜기 위한 개각' 이라는 표현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92년 노태우 (盧泰愚) 대통령이 민자당 탈당뒤 중립내각을 출범시켰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선거때 관권개입을 차단하는 것과 당총재로서 정권 재창출에 전념하는 것은 다르다" 고 말했다.

당적보유 장관의 교체는 선거현장에서 득표를 위해 열심히 뛰라는 적극적 의미의 '방출' 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물러난 자리는 임명되자마자 바로 일할 수 있는 전직 장.차관이 주로 메울 것으로 보인다.

유임될 강경식 (姜慶植) 경제부총리는 지구당위원장직만 내놓게 할 작정이다.

나머지 7명의 당적보유 장관중 김한규 (金漢圭) 총무처장관은 지구당위원장만 그만두는 방식이 자기에게도 적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을 합해 개각대상은 10명 안팎이다.

강운태 (姜雲太) 내무.최상엽 (崔相曄) 법무장관등 선거관련장관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金대통령은 개각의 폭과 시기에 대한 언급이 아직 없었다고 한다.

다만 金대통령은 통치권자와 당총재로서 자기 영역을 철저히 챙기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는 만큼 "개각의 모양새에 신경쓰고 있다" 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개각이 金대통령의 마지막 인사권 행사인 만큼 당의 입김이 들어간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청와대는 신경쓰고 있다.

때문에 이회창 (李會昌) 대표가 "개각은 金대통령의 고유권한" 이라고 전제했지만 "金대통령과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고 말한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당국자는 "李대표의 얘기는 건의하겠다는 취지고, 金대통령도 의견수렴 과정으로 생각할 것" 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개각시기에 대해 李대표쪽에서는 7일의 주례보고 이후인 주말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金대통령이 5일 오후 高총리를 만나고 다음날인 6일 단행할 것이라고 청와대 주변에서는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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