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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품 '운학문 매병' '표형주전자' 역대 최고 거래가 기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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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흔히 고미술품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과연 얼마나 비싼 것일까. 우리 문화에 대한 인식이 새로와지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미술품 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거래된 고미술품 가운데 최고가였던 것은, 비록 인사동 골동가의 소문이기는 하지만 52억원에 팔렸다는 청자 매병 (靑磁 梅甁) . 격월간 고미술전문지 '한국고미술' 7.8월호는 일반인이 관심을 갖는 고가 (高價) 의 고미술품에 대해 재미있는 기사를 실었다.

국내외에서 거래된 고가의 고미술품 10점을 선정해 그 가격을 현 시세로 환산해 보인 것. 이에 따르면 역대 최고 거래가로 볼 수 있는 물건은 청자 상감운학문 (象嵌雲鶴文) 매병과 청자 진사연판문표형 (辰砂連瓣文瓢形) 주전자.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은 1936년 전형필 (全鎣弼) 선생이 1만7천원에 구입한 것. 당시 수작 (秀作) 필통 한점이 5백~7백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시세로 2백50억원 이상이라는 것. 최충헌의 손자 최항의 묘에서 출토됐다고 전하는 청자 진사연판문표형 주전자는 정교한 조형이 진사로 화려하게 장식돼 13세기 전반기를 대표해온 작품이다.

1963년의 구입가격은 5천만환. 이 가격은 당시 명품급 필통 25개를 살수 있는 금액으로서 이를 현시가로 환산하면 또 2백50억원 이상은 된다는 것이다.

3번째와 4번째는 간송미술관의 청자오리형 연적과 이화여대 박물관의 백자 철사포도문 (鐵砂葡萄文) 항아리로서 각각 1백50억원 정도의 현시세를 매겼다.

백자 철사포도문항아리는 1965년 이화여대 김활란박사가 장택상씨로부터 1천5백만원에 구입했는데 당시 한 학기 등록금이 1만5천원 정도여서 지금 시세라면 1백50억원 이상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5번째는 1백억원에서 1백20억은 될 것이라는 간송미술관의 청화백자 (靑華白磁) 양각진사철채초충문 (陽刻辰砂鐵彩草蟲文) 병. 그 다음으로는 뉴욕 크리스티즈에서 지난해 11월 64억원에 낙찰된 청화백자 용문 (龍文) 항아리와 94년 4월 24억6천만원에 낙찰된 청화백자 보상당초문 (寶相唐草文) 접시 그리고 95년3월 소더비즈에서 7억5천만원에 팔린 백자항아리들이 차례로 꼽혔다.

고려불화의 최고가는 91년 10월 14억2천만원에 국내에 들어온 수월관음도 (水月觀音圖) .그러나 이처럼 당시 거래가격을 현시세로 환산한 것과는 달리 평가액으로서 최고를 기록한 물건은 지난해 애틀랜타 올림픽의 문화예술행사에 출품됐던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당시 4백억원에 평가돼 그에 따른 보험금이 산정됐다고 한다.

고미술품의 가격은 이처럼 일반의 흥미를 끌기는 하지만 '문화재의 가치는 금액으로 따질수 없다' 는게 고미술 전문가와 박물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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