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나눠먹기식 인사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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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상천 사회부 기자

곧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허남식 부산시장의 첫 인사에 공직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사 대상이 많고 허 시장의 인사 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선거의 논공행상도 가미될 가능성이 있어 선거에 관여했던 당 인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이번 인사의 핵심인 행정·정무부시장 자리는 윤곽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시장은 행자부의 강력한 ‘인사교류’요청으로 행자부 2급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신 정무부시장은 내부 승진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 하다.정무부시장 승진과 중앙부처 교류 발령에 따른 후속 연쇄 승진·전보 인사도 잇따를 전망이다.

신설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총회 준비기획단장과 공석인 경륜공단 이사장,센텀시티 사장 등 굵직한 자리엔 선거 참모나 전·현직 당 간부 내정설이 나돈 지 오래다.

이같은 설이 신경이 쓰였든지 허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 때 “외부에서 떠도는 ‘인사설’은 낭설이다.선거후 한번도 인사 문제를 거론하거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선거에 도움을 준 인사의 발탁 자체가 문제될 게 없다.당의 공천으로 당선된 만큼 당의 정강정책을 시정에 반영하고 중앙당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 기용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이 경우 논공행상식 자리 배분이어서는 안된다.자리에 걸맞는 자격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중요한 만큼 어려운 것이 또 인사다.그래서 100점 짜리 인사는 없는지도 모른다.입장에 따라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원칙과 소신을 바탕으로 한 능력위주 인사는 수긍되기 마련이다.

허 시장의 첫 인사가 어려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세계도시 부산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기 위해 공직사회의 역량을 결집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면 분명 잘된 인사로 평가될 것이다.

허상천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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