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협력社 금주 고비…또 연쇄부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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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느냐, 죽느냐. " 기아그룹 협력업체들이 지난달말에 이어 이번주 또 한차례 연쇄부도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들이 물품대로 지급받은 진성어음의 만기가 8월초에 집중돼 있어 채권단이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연쇄부도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5~6일중 기아그룹이 지난 6월초 물품대금으로 발행한 어음3백억원 이상이 만기도래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한꺼번에 3백79억원이 돌아와 기아그룹측이 간신히 전액 결제한 이후 1주일만에 다시 고비가 찾아온 것이다.

협력업체의 어음이 1주일만에 한꺼번에 만기도래하는 것은 기아그룹이 그동안 한달에 네번으로 나눠 두달만기 어음을 발행했기 때문이다.

기아그룹은 이번에도 최근 실시한 특별할인판매 대금으로 부도위기에 처한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결제해 줄 방침이다.

그러나 아시아자동차 협력업체가 몰려 있는 광주지역의 경우 영세협력업체가 많은 데다 1차 협력업체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그러나 경영진 사표요구등 채권단의 강공에 기아측이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 4일 채권단회의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채권은행들은 이날 회의결과에 관계없이 예금잔고가 없는 상태에서 기아발행어음이 돌아올 경우 부도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부도현황 = 기아에 따르면 2일에도 협력업체의 부도가 잇따라 광주지역 아시아자동차 협력업체인 ㈜일흥이 최종 부도처리됐으며 천우기업이 기아특수강 협력업체로는 처음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에 따라 기아사태로 부도처리된 협력업체는 서울차량공업.동진철강.금진.일진산업.금구공업.일흥.천우기업등 7개사로 늘어났다.

기아관계자는 "이외에 10여개사가 1차부도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쇄부도를 낸 2, 3차 협력업체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 고 말했다.

◇ 가중되는 자금난 = 기아 협력업체인 강원금속의 김기현부장은 "2, 3차 협력업체에 돌린 어음이 계속 돌아오는데 기아자동차에 납품하고 받은 진성어음조차 결제받을 길이 없어 높은 이자를 물면서 사채를 빌려 막고 있는 형편" 이라고 호소했다 기산 협력업체인 A사의 관계자는 "만기가 9일인 9천만원짜리 기산어음이 있는데 몹시 불안하다" 며 "이외에 1억5천만원 상당의 기산어음이 있는데 9일 것이 결제되지 않을 경우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고 털어놨다.

◇ 금융기관 입장 = 기아 협력업체와 거래가 있는 시중은행 지점장은 "기아가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이기 때문에 정상적 당좌거래는 계속할 수 있지만 만기도래어음에 대한 결제자금이 없을 경우 해당어음의 부도처리가 불가피하다" 고 밝혔다.

박영수.송상훈.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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