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없는' 직불카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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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통장에 잔액이 있어야만 결제가 되는 직불카드의 이용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용금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직불카드의 해외 사용금액은 지난해 1분기 3500백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올 1분기에는 5800만달러로 65.7% 증가했다.

한국은행 외환심사팀의 이희원 차장은 "해외에서 직불카드는 현금을 인출하는 용도로 대부분 쓰이고 있다"며 "신용카드에 비해 수수료가 적은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업계에서는 직불카드의 이용 증가에는 체크카드가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체크카드는 예금 잔액 내에서 쓸 수 있으면서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직불카드의 한 종류다.

◆어떤 체크카드 있나=카드사들은 기존 신용카드 고객에게는 이용액의 0.1~0.3%를 적립해 주지만, 체크카드 고객에게는 0.5~1.5%를 적립해 주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맞춤서비스를 강화한 삼성 체크카드를 선보였다.이 카드는 월 1회 사용한도를 사전에 지정할 수 있고 사용금액의 0.5%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현대카드의 체크카드인 '현대카드 C'는 사용할 때마다 1%씩 쌓이는 포인트를 신차 구매, 항공 마일리지 전환, 엔진오일 교환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의 '신한비자벅스카드'는 미국에서 청소년 용돈용으로 애용되는 상품을 도입한 것으로 해외에서도 쓸 수 있다. 신하카드는 또 사용액의 사용액의 0.5%를 적립해 1만원 이상이면 현금으로 돌려주는 프리체크 카드도 선보였다.

우리은행의 멤버스 체크카드는 사용액 1000원당 7포인트를 적립해 주며 은행 금리, 환전 수수료도 우대해 준다.

◆왜 이용자 느나=비씨카드의 체크카드인 '플러스카드' 발급매수는 올 4월 245만장으로 지난해 말보다 68만장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카드는 8만장 늘어나는데 그쳤다. 비자카드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전세계 비자 직불카드의 사용액이 비자 신용카드 사용액을 추월했다.

직불카드(체크카드) 이용자가 느는 이유는 예금 잔액 내에서 결제해 연체 걱정이 없는데다 수수료가 없고 계획적인 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즉흥적인 과소비를 막을 수 있어 본인의 씀씀이에 따른 신용관리를 할 수 있다. 최근 신용불량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 체크카드는 신용불량자와 카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체크카드를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신용불량자가 이용하거나, 부모가 자녀 용돈용으로 이용하도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체크카드로 결제하도록 유도해 어려서부터 계좌잔액 관리 같은 돈관리에 익숙해 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 때문이다.

◆어떻게 이용하나=은행이나 카드사 창구에서 본인이 직접 발급받을 수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인터넷으로도 발급해 준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개인에게 실제 주소와 직장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사를 하고 있어 실제 인터넷이용자는 매우 적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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