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신지애의 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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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신지애(미래에셋)가 무너졌다.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인 SBS오픈에서 참담한 성적으로 탈락했다.

1라운드에서 이븐파로 무난하게 출발했던 신지애는 14일(한국시간) 열린 2라운드에서 9오버파 81타를 기록했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신지애가 컷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마추어와 프로를 통틀어 80대 타수를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신지애는 이날 퍼팅 난조에다 들쭉날쭉한 플레이로 버디는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더블보기 2개에 보기 5개를 기록했다. 초속 10~20m의 강풍이 불었다고는 하지만 골프 지존으로 불리는 신지애의 스코어라고 믿기 어려운 최악의 성적이었다.

4번 홀(파3)에선 10m 거리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 했다. 티샷도 흔들려 17번 홀(파4)에선 아웃오브바운스(OB)나 다름없는 로스트볼을 기록했다. 후반 홀에선 60㎝ 거리의 손쉬운 퍼팅을 놓치기도 했다.

지난겨울 스폰서 계약 문제로 훈련을 제대로 못한 탓인지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특히 퍼팅을 할 때 거리감을 잃은 듯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홀 뒷벽에 맞고 떨어지는 과감한 퍼팅도 이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지애는 “내 골프가 아니었다. 바람 탓에 집중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준비가 부족했는데 ‘쓰디쓴 보약을 먹었다’고 여기겠다”며 “개막전에서 이런 시련을 주신 것은 더 정신을 차리고 준비를 잘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덧붙였다.

난생처음 컷 탈락의 쓴맛을 본 신지애는 3라운드가 열린 15일에는 LPGA 투어 신인 선수 교육에 참가한 뒤 아버지·동생과 함께 하와이 관광을 했다. 신지애는 17일 귀국한 뒤 곧바로 전남 영광으로 내려가 훈련에 매달릴 계획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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