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난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울산대 의대 이기업 교수팀은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알파리포산이 탁월한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이 물질이 체중을 감소시키는 세포 내 과정을 밝혀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기초의학전문지인 '네이처 메디신' 7월호에 게재됐다.
알파리포산은 그동안 신경에 관련된 당뇨병 합병증 치료제로 써왔던 물질이다.
이 교수팀이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 도중 알파리포산을 과다하게 투여한 쥐의 체중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비만치료제 연구가 시작됐다.
12주 된 실험용 쥐에게 이 물질을 지속적으로 투여하며 40주까지 키운 결과 투여하지 않은 쥐(700g)에 비해 30% 정도 적은 500g의 체중을 기록했다. 먹이를 적게 넣어준 쥐에 비해서도 체중이 5% 정도 덜 나갔다.
이 교수팀은 알파리포산이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억제 기능을 하는 한편 지방조직의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등 체중 감소와 관련된 두 가지 경로에 모두 관여한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 교수팀은 비만치료제로 특허를 출원하고 지난해 6월부터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미 부작용 없이 널리 사용돼온 물질이기 때문에 개발기간이 단축된다"며 "늦어도 2년 안에 상품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