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연어 분쟁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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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어민들의 과다한 붉은연어 잡이로 촉발된 미국과 캐나다간의 '연어분쟁' 이 심화되고 있다.

양국간 연어분쟁은 지난 19일 캐나다어민들이 어선들을 동원, 미국 트롤어선 2척에 승선하고 있던 어부 4명을 불법어로혐의로 기소하면서 격화됐다.

캐나다 어민들의 불만은 알래스카주민들이 희귀어종인 붉은연어의 어획량을 제한한 미.캐나다간 어업협정을 무시한채 캐나다 강에서 산란하는 붉은연어를 마구 잡아들이고 있다는 것. 성난 캐나다어민들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프린스 루퍼트항에서 2백여척의 어선을 동원, 3백28명의 미국인들이 탄 정기여객선 말라스피나호를 봉쇄하고 이 배를 계속 억류중이다.

이로인해 어민들은 캐나다정부가 미국과 연어협상을 재개, 자신들의 연어어획량을 늘려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할 양국간의 외교채널도 마찰을 빚고 있다.

미 국무부의 니컬러스 번스 대변인은 페리선의 봉쇄를 풀도록 한 법원의 결정을 캐나다 당국이 강제로 집행하지 않자 "지금은 주민들이 제멋대로 법을 집행할 시점이 아니다" 며 수수방관중인 캐나다 당국을 꼬집고 나섰다.

또 이에앞서 미국관리들은 캐나다의 로이드 액스워디 외무장관이 미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구속력있는 중재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자" 고 한 제안을 중재과정에서 미국 어민들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결국 양국정부 역시 자국 어민들의 이익을 앞세우고 있어 타결점을 못찾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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