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즈니채널 재도약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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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디즈니사가 만든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인 디즈니채널은 성공할 것인가.

경쟁업체인 바이어콤사의 니켈로디언의 가입자수가 7천만명에 달하고 있지만 디즈니채널은 아직 그 절반에도 못미친다.

디즈니채널이 뒤쳐지게 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83년 방송시작 당시부터 추가요금을 받는 유료채널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즈니는 유료채널에서 탈피해 추가요금을 내지않는 기본채널로도 프로그램을 공급하면서 일반가정에 알맞는 프로그램으로 재편성, 최근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디즈니채널의 평가등급은 1년전에 비해 44%나 높아졌으며 가입자수도 지난 5년동안 6백20만명에서 3천만명으로 다섯배 가까이 증가했다.

디즈니의 전략은 디즈니채널을 유료로 할 것인지, 기본채널로 할 것인지의 선택권을 개별 케이블 TV운영업체에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케이블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보통 시청자가 많은 기본채널은 광고가 주수입이고 유료채널은 일정요금을 따로 징수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디즈니는 기본채널에 대해서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타업체가 케이블TV 운영업체로부터 받는 방영료보다 휠씬 높은 액수를 받아내고 있다.

한편 디즈니채널은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증가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디즈니사에 따르면 지난해 디즈니채널을 내보내는 케이블TV 운영업체의 성장률은 2.7%였지만 디즈니채널이 없는 곳의 성장은 0.3%에 그쳤다.

디즈니는 또 광고가 없다는 것도 가입자 증가에 도움을 주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디즈니채널이 언제까지 광고가 없는 채널로 남을지는 불확실하다.

디즈니는 모든 가입자들이 기본채널로 전환하더라도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디즈니도 가입자가 3천5백만명을 넘으면 광고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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