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조선족 여인, 음란비디오狂 남편에 性노리개 악몽 7개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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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계에 나온 金모 (32.주부.서울서대문구냉천동) 씨는 한이 맺힌듯 눈물조차 메말라 있었다.

중국 옌볜 (延邊)에서 부모.형제와 함께 농사를 짓던 金씨는 여느 중국동포처럼 코리안드림을 가졌었다.

지역 결혼소개소에 자신의 신상명세서를 넣은지 몇달만인 지난해말 지금의 남편 朴모 (35.식당주방장) 씨를 만났고 건강미에 직업이 탄탄하다는 말에 호감을 느껴 선뜻 결혼했다.

복잡한 수속을 마치고 마침내 올 1월30일 입국한 그녀는 '한국인' 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에 뿌듯함마저 느꼈다.

하지만 입국하자마자 "촌티나게 붉은 스웨터를 입었다" 는 이유로 시작된 남편의 끔찍한 폭행은 그녀의 꿈을 여지없이 짓밟아버렸다.

평생 반려자로 여겼던 그의 폭력은 갈수록 심해졌다.

특히 온몸을 묶은채 성폭력을 가하는가 하면 음란비디오물을 틀어놓고 그대로 흉내내도록 시키는 남편이 그녀에겐 야수와 다름없었다.

20일 오후8시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아무 이유도 없이 金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실신시킨 뒤 음란비디오물을 틀어놓고 예전처럼 그녀를 성폭행했다.

기절하며 내지른 金씨의 비명을 들은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 朴씨를 연행했다.

겨우 정신을 차린 金씨는 "참을 만큼 참았는데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며 7개월간의 악몽에 치를 떨었고, 朴씨는 21일 폭력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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