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원 선택은 신중히…아이 능력과 수준에 맞추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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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SDA주니어학원에서 특별활동으로 요리를 하면서 영어를 배우고 있다. [SDA어학원 제공]

주부 임미경(36·서울 송파구)씨는 요즘 ‘괜찮은’ 영어학원을 찾느라 바쁘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아이 때문이다. 아이가 들어갈 학교에서 1학년부터 영어를 배워 엄마가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갈 만한 학원을 찾으려니 쉽지 않다. 좋다고 입소문이 난 곳이라고 해도 무턱대고 보내기엔 불안하다. SDA어학원 아동영어연구소 윤정림(영어교육학 박사) 소장은 “영어학원 선택에 앞서 교육 목적과 아이의 학습 스타일을 먼저 파악한 후 그것을 충족시켜 줄 학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소장의 도움을 받아 영어학원 선택 방법을 알아봤다.

 교사와 교재가 중요하다

영어학원을 선택할 때 교사의 전문성과 품성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런 능력을 갖춘 강사를 찾는 것은 아이의 언어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강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상처를 받거나 어떤 강사를 만나는지에 따라 아이가 영어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를 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윤 소장은 “아이가 어릴수록 지식만 전달하는 데 급급한 교사가 아닌, 애정을 갖고 아이를 품을 수 있는 강사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학원이 자체적으로 강사 교육을 하는지, 교육 내용은 무엇인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는 “SDA학원에서 강사 교육 때 영어 실력 외에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설명했다.

학원에서 사용하는 교재도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교사가 직접 제작한 교재가 가장 바람직하다. 요즘은 많은 학원에서 자신들의 학습 목표와 필요에 맞게 교재를 자체 제작한다. 이런 교재는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반영해 제작된다. 학원에서 자체 개발한 교재가 있다면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어떤 과정으로 개발되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원을 찾아라

몇 해에 걸쳐 동일한 교육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학원이라면 일단 믿음을 가질 만하다. 반세기 동안 영어 교육사업에 뛰어든 학원이라면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윤 소장은 “이런 학원들은 나름의 교육 철학과 교육 경험, 노하우 등을 가지고 있다”며 “실패 확률이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DA학원의 경우 올해로 40년이 됐고, 오랜 역사를 가진 다른외국어 학원이 국내에 더러 있다.

장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지, 학원이 지향하는 학습 목표가 분명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목표에 맞게 구성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자녀의 영어 교육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교육과부에서도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능력별·수준별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들은 자기 수준에 맞지 않으면 쉽게 지루함을 느끼거나 힘들어 한다. 윤 소장은 “아이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교실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단계의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지를 살피라”고 권고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흥미 갖게

교실 밖에서도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이 있는지, 정기적인 주말 프로그램이나 영어 캠프, 해외 연수 같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SDA주니어학원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무료 운영하고 있다. 야외활동을 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패스파인더 클럽(Pathfinder Club)’이 좋은 예다. 이 클럽에서는 등산·자전거·요리활동 등을 외국인 강사와 함께하며 실생활에 주로 쓰이는 회화를 배울 수 있다.

그 밖에 한국 전래동화를 영어로 공부하거나 영어랩·가스펠 등 영어 로 노래를 부르며 아이들의 귀와 입을 열어 주는 시간도 있다. 영단어 맞히는 게임, 영어 알파벳 퍼즐 등을 하며 재미있게 영어를 접할 수도 있다.

아이들도 각자 선호하는 학습 스타일이 있다. 예컨대 배운 것을 반복 학습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는 다양한 활동(activity)을 통해 반복학습을 하는 학원을 택하는 게 좋다. 윤 소장은 “최신 영화를 보며 회화 공부를 하는 시간이 있는데 수업 후 빈칸 채우기, 영화 속 주인공이 돼 영화 대사 외우기 등을 하며 재미있게 반복 학습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 나라의 문화를 알지 못하면서 그 언어를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언어와 문화를 함께 접하는 다양한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캠프나 해외 연수는 문화를 익혀 언어 공부에 시너지를 내도록 해 준다. 이를테면 해외 영어 캠프에서 유럽 친구들과 어울려 수업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면 유럽 문화와 언어를 동시에 익히게 된다.

윤 소장은 “아이가 어릴수록 첫 영어학원 선택이 영어 교육의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며 “부모들은 꼼꼼히 따져보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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