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70년대 도산위기 어떻게 벗어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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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위기에 빠진 기아가 살길은 무엇인가.

현재 9조5천억원의 부채를 짊어진 기아의 상황은 지난 70년대말 도산직전의 위기를 맞았던 미국의 크라이슬러자동차에 비유될 수있다.

70년대 무리한 해외사업확장에다 오일쇼크까지 겹친 상황에서 미련할 정도로 대형차시장에만 집착한 크라이슬러는 74년부터 적자의 구렁텅이에 빠져 79년 11억달러, 80년 17억1천만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그 당시 크라이슬러가 살아나리라고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난파직전의 크라이슬러를 회생시킨 주역은 바로 포드에서 쫓겨난 리 아이아코카.78년말 회장으로 영입된 아이아코카는 대수술 작업에 들어간다.

우선 소영주처럼 군림하던 35명의 부사장중 33명을 쫓아냈다.

자신의 연봉을 단돈1달러에 정하고 간부사원의 봉급을 10% 삭감한 것은 물론 한때 10만명에 달했던종업원을 7만명 수준까지 줄였다.

또 군수산업에서 손을 떼고 유럽과 호주의 해외생산라인도 팔아 넘기고 재고감축을 위해 아예 주문생산방식으로 전환을 했다.

판매망의 재정비를 통해 딜러의 주문이 확보돼야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종래 2백50만대 수준이던 손익분기점을 1백10만대 수준으로 줄였다.

아이아코카는 이같은 대수술을 전제로 정부 보증을 받아 15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내, 이를 회생 자금으로 사용했다.

노조도 79년부터 연 3년동안 임금인하, 생계비수당등을 포기해 회사살리기에 동참했다.

이런 경영혁신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82년에는 1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고 83년에는 정부융자금전액을 7년이나 앞당겨 갚아버림으로써 크라이슬러의 회생을 대외에 선언했다.

김원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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