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식 치르고, 사과하고, 화내고 … 눈길 끈 3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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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고식을 치른 박영준, 유감 표명한 박진, 격분한 이상득.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와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눈길을 끌었던 여권 인사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이날 정무위에 신임 인사차 출석해 국회 무대에 데뷔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박 차장이 2007년 용산구 재개발 지역의 부동산을 매입한 경위를 추궁했다. 신 의원은 “무허가 건물을 12억원이나 주고 산 것은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차장은 “지금 전세로 살고 있다. 내 집 마련 차원에서 정당하게 취득한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공직 생활을 하면서 항상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도록 했다”며 자세를 낮췄다. 신 의원은 또 “박 차장은 행정 경험이 없다.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박 차장은 “제가 (정치권에서) 모셨던 분들이 정치보다는 주로 정책을 했던 분들이어서 정책 쪽 경험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함께 나온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신 의원이 박 차장의 경험 부족을 거론하며 “정치인은 아무 데나 가도 잘 하느냐”고 따지자 “그렇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분들이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진(한나라당) 외통위원장은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12월 발생한 해머 폭력사태와 관련,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외통위 사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상임위원장으로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상정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폭력사태가 발생하고 출입통제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상임위 운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한 점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상천 의원 등은 “그게 무슨 사과냐. 야당 의원들의 회의장 출입을 봉쇄한 것부터 잘못을 인정하라”고 반발했다. 이에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민주당은 본회의장을 봉쇄해 놓고 사과한 적 있느냐”고 맞받았다. 박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말씀들을 참고해서 원만한 상임위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회의를 마쳤다.

회의 도중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외통위는 대통령 형님(한나라당 이상득 의원)도 계시고 야당 대표도 계신 품위 있는 상임위인데 폭력사태가 발생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당사자인 이 의원이 “쓸데없는 소리 하지는 말고 발언하라”며 화를 냈다. 그러나 폭력사태 공방이 계속되자 이 의원은 “회의 진행을 간사 합의대로 안 하면 나는 회의 안 하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의원이 나가면 의결정족수가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당황한 박 위원장은 “간사 협의한 대로 하자”며 서둘러 인사청문회 관련안 등을 처리했고 안건 처리 직후 이 의원은 회의장을 떠났다.

김정하·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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