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번역'인기 직종 급부상 허와 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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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최근 2년새 영상 번역작가는 신종 인기직업으로 급부상 중이다.

지역민방이나 케이블 TV등 방송매체의 급증으로 외화번역의 인력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가 촉진제 역할을 했다.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부업을 찾는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컴퓨터와 외국어로 무장한 영상세대들이 대거 뒤를 이었다.

방송국 부설 아카데미마다 30~50명 정원의 영상번역 과정이 잇따라 개설됐고 전문학원이 서울에만 5~6개, 전국적으론 10여개에 달한다.

번역사교육연수원의 기획실장 최훈 (34) 씨는 "대학생과 주부가 대부분이며 문의전화가 하루 10~20통씩 걸려온다" 고 말한다.

지난해말 한 사설단체 주관 번역능력 시험에는 8천여명의 응시생이 몰리기도 했다.

외화번역가 윤명오씨는 이를 "명예퇴직 바람이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자화상" 이라고 진단한다.

'일의 재미를 우선하는' 신세대와 '부업을 찾는' 주부들이 몰려들어 이루어진 '거품인기' 란 지적이다.

영상번역은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긴다는 점에선 출판번역과 같지만 자수나 말수의 제약이 심한 게 차이점이다.

문화적 소양과 남다른 언어구사 능력이 필요해 전문직에 속한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려면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고 영화 한편을 제대로 번역하는데도 5년은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현재 활동중인 사람은 대략 1천여명. 그중 70% 이상이 여성이며 극장영화나 공중파 번역은 대부분 경력 20년 이상의 전문가 10여명이 도맡아 한다.

극장영화 한편에 50만~60만원, 홈비디오 10만~25만원, 공중파 외화 10분당 9만원 정도가 일반적인 번역료 수준. 그러나 번역자의 능력이나 번역물의 내용.소요시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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