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록가수 최건 KBS '빅쇼' 녹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추이지엔(崔建)!”“이우쑤어여우(一無所有)!” 8일 밤 여의도 KBS홀.조선족 출신 중국 록가수 추이지엔(崔建.36)의 첫 내한 공연장은 밤10시가 넘도록 시종 열광의 도가니였다.추이지엔과 그의 히트곡'일무소유'를 외치는 팬들과 폐부를 가르는'추이지앤 밴드(崔建樂隊)'의 강렬한 사운드는 한여름 밤을 한껏 달구기에 충분했다.

한국인 청중 외에 객석의 30% 가량을 채운 중국인.조선족.화교등 2천여명의'중국 청중'들은 일제히 민족.국적.편견등으로부터 무한자유를 얻은 듯 일어나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며 하나가 됐다.상당수 청중은 추이지엔의 히트곡들을 정확히 따라 부르거나 흥얼거렸다.그의 밴드는'띠저(笛子)'라는 전통피리.북등 중국고유악기와 고저장단의 변화가 자유로운 중국어의 특성을 잘 살려 중국적 록을 창조해 냈다.

추이지엔은“한국은 어머니의 나라라 친근감이 든다.한국어를 제대로 못배워 죄송하다.첫 TV출연이라 너무 긴장된다”고 말해 청중들의 격려 박수를 받았다.

자신의 곡들을 연주한뒤 그는 강산에와 함께 한국록의 대부 신중현의'미인'등을 한국어로 함께 열창하며 우의를 다졌다.

'꽃집아가씨(花房姑娘)'와'구십년대(九十年代)'로 막을 내릴 예정이던 추이지엔의 연주는 청중들의 강력한 요구로 89년 천안문사태때 애창됐던 최대 히트곡'일무소유'로 이어졌다.중국인 유학생 20여명과 함께 온 조선족 김광(金光.28.중앙대신방과 대학원)씨는“중국에서는 스트레스 받으면 추이지엔의 음악을 들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해 낸 시인같은 존재”라며 열광했다.

이날 공연 실황은 26일 저녁7시30분 KBS1'빅쇼'(연출 서태룡)를 통해 방영된다.중국 당국의 입장을 고려해 당초 연주곡 목록에서 뺐던'일무소유'를 TV방영 때 다시 삭제키로 해 아쉬움을 남긴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