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할인점들 개점 앞두고 인근 상가들 생업에 위협받아 살길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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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구의 대규모 할인점인 프라이스클럽과 홈플러스의 개점을 앞두고 인근 상가들이 살길을 찾아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시중가보다 20~40%까지 싸게 파는 할인점과는 도저히 경쟁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에 상가를 팔려고 내 놓거나 업종전환을 서두르는 등 대책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북구검단동에 짓고 있는 프라이스클럽은 19일 문을열 예정으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삼성물산의 할인점인 북구침산동 홈플러스는 9월 개장계획으로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할인점의 개장이 코앞에 닥치자 프라이스클럽 인근 Y상가의 경우 지난달부터 팔기 위해 내놓는 상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인근 M공인중개사무소측은“최근 상가 점포 20여개 가운데 다섯개가 헐값에 매물로 나와 있다”며“할인점이 문을 열게 되면 매물 증가는 물론 임대료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곳 S상회 주인은“슈퍼마켓.옷가게등 할인점에서 파는 품목을 취급하는 점포들은 전업을 고려하는 등 상가 전체가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걱정했다.

대구시북구침산동 홈플러스 인근 상가도 마찬가지. 할인점과 50여 떨어진 칠성동 아파트단지 상가의 경우 점포세(80평 슈퍼마켓 기준)가 월 4백만원에서 최근 2백50만원으로 떨어졌다.이곳 상가 슈퍼마켓은 지난 4일 할인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으로 변신을 꾀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작은 상가들의 이같은 고민에 대해 프라이스클럽 이문형(李文炯)과장은“슈퍼마켓의 경우 채소.과일.생선류등 할인점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제품을 파는 등의 영업전략변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대구상공회의소 임경호(林景鎬)조사과장은“점포들이 다양한 종류의 한가지 제품을 판매하거나 고급품을 취급하는 쪽으로 바꿔 할인점과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구=김선왕.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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