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씨, 히말라야 사진전… 산악인 엄홍길씨를 위하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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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5년 전 친구의 소개로 엄홍길(44)대장을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엄 대장과 몇차례 국내 산행을 함께하면서 그의 산에 대한 열정과 인간미에 반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봄 엄 대장이 얄룽캉(8505m) 원정을 떠날 때 그를 위해 뭔가 해줄 게 없을까 궁리하다 베이스캠프(5500m)로 찾아가 음악회를 열어주겠다고 약속했지요."

히말라야 얄룽캉 베이스캠프에서 산상 음악회를 마치고 지난달 17일 귀국한 가수 이문세(45)씨가 다음달 2~9일 서울 동숭동 쇳대박물관 갤러리에서 '엄홍길-이문세 히말라야 얄룽캉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씨의 발의로 이뤄진 이 사진전은 대한산악연맹이 주최하고, 엄 대장이 다니는 한국외국어대가 주관하며, 엄 대장이 소속한 트렉스타가 후원한다. 전시 사진 50여점과 이들 사진을 넣어 제작한 스카프.엽서.T셔츠 등의 판매 수익금은 히말라야 원정 중 사망한 산악인 유가족의 장학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베이스캠프를 찾아가는 보름 간의 캐러반 과정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열흘을 걸었는데도 설산은 보이지 않고 고소증만 나타나니 짜증이 날밖에요. 그냥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사나이'로서 한 약속이 있는데 그럴 수도 없고…. 그러던 중 빙하지대에 들어서니 멀리 얄룽캉의 하얀 봉우리가 눈에 들어와요. 다시 힘을 냈지요."

이씨는 약속대로 베이스캠프에서 엄 대장과 대원들을 위한 음악회를 연 뒤 엄 대장을 뒤쫓아 크레바스와 설원지대를 지나 캠프1(6200m) 부근까지 올라갔다가 하산했다. 히말라야 등반 경험이 없는 사람치고는 꽤 높이 올라간 셈이다.

이씨는 "연예 활동 틈틈이 자주 산을 찾아 산이 우리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을 음미하려고 한다"면서 "올 가을 엄 대장의 로체샤르(8400m) 원정 때도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따라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김세준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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