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자가진단포인트>입 마르고 식사때 턱 아프면 침색관 타석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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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별다른 이유없이 입안이 마르고 식사때마다 아래턱에 통증을 느껴온 P씨(35).이비인후과와 내과에서 원인을 찾지 못하자 한 의사의 권유로 치대병원 구강내과를 방문했다.

검사결과 그의 병명은 침샘관 타석증.침이 흘러나오는 관이 칼슘과 같은 결정체에 의해 막혀 구강건조증을 일으키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식사때 통증이 심한 것은 음식에 의해 생성된 많은 침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침샘에 고이기 때문. 입안에 침이 없다면 어떤 증세가 나타날까. 구강건조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의 하소연을 들을 것도 없이 입안은 온통 상처투성이가 될 것이다.하루에 1.5ℓ가 분비되는 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입안의 윤활작용.물론 침속에 들어있는 리소자임.락토페린과 같은 물질은 세균의 부착과 응집을 방지,입안을 정화시켜주고,아밀라제라는 소화효소는 녹말을 맥아당으로 분해하는 소화기능도 갖추고 있다.

경희대치대 구강내과 홍정표교수는“침이 마르면 입안의 점막이 자극에 쉽게 노출돼 따가운 느낌을 줄 뿐 아니라 세균 번식이 기승을 부려 충치나 입냄새가 심해지고,곰팡이에 의한 캔디다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침이 모자라는 것은 침샘에서 침을 만들어내지 못하거나,타액이 생성되더라도 배출되지 못할 때 나타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상태에서 입이 마른 것은 일시적으로 침샘분비가 위축되어 나타나는 현상.그러나 침샘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곰팡이 등에 감염되었을 때는 원인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칫 침샘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대표적인 질환은 유행성 이하선염.급성 세균성 타액선염.유육종 타액선염 등. 침샘관이 막히는 경우는 앞서 예를 든 타석증과 점액낭종.점액류종으로 보통 X선촬영으로 쉽게 진단되고 치료도 간단하다.

문제는 구강건조증이 입안 질환으로만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 홍교수는“당뇨병이나,면역질환인 홍반성 낭창(루프스).속발성 쇄그렌 증후군.다발성 근염과 같은 질환이 있을 때도 침샘이 망가져 입안이 마른다”며“특별한 이유없이 구강건조가 지속되면 구강검사와 함께 전신질환 검사를 받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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