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복학생들 선도위원 선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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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광주시교육청이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복학생들을 선도위원으로 선임토록 해 논란이 일고있다.

시교육청은 지난 3일 복학생 가운데 모범 학생을 뽑아 학생 선도위원으로 임명,학교 정화위원으로 적극 활용토록 중.고교에 긴급 시달했다.

시교육청은 복학생들이 스스로 존경하는 교사를 선택,결연을 맺도록 해 상시 지도.감독체계를 갖추고 복학생들의 선도활동을 후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대부분 비행.폭력과 관련돼 자퇴나 제적되는 바람에 복학이후에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복학생들에게 이같은 선도부활동의 책임감을 부여함으로써 학교의 자정능력을 기르자는 취지다.

시교육청은 학교에 따라 1~20명 정도의 복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을 성실히 할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일부 불량 학생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시교육청 김원본(金原本)부교육감은“복학생들에게 스스로 중요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 자신의 생활을 순화하고 나아가 과거 관련됐던 교내 폭력조직에까지 영향을 미쳐 그들을 정화하는데 한 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교육청의 방침에 대해 일부 학교에서는 난감해 하고 있다.복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지도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복학생 선도위원은 오히려 일반학생들의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올해 복학한 학생 가운데 3분의1에 달하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3월과 6월에 복교한 7백61명의 복학생 가운데 1백20여명이 장기 결석을 하고 있으며 1백16명은 교칙을 위반하는등 학교생활에 심각한 부적응 현상을 보이고 있다.이에따라 복학생중 일부를 선도위원으로 임명할 경우 정화를 빙자한 또 다른 폭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내 S고 학생주임은“복학생 정화위원의 발상은 좋으나 현실적으로 선도위원으로 내세울만한 복학생을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일반학생들의 반발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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