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베커 "테니스 코트여 안녕" …사실상 은퇴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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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윔블던의 영웅' 보리스 베커(29.독일)가 윔블던을 끝으로 사실상 은퇴선언을 했다.

베커는 4일(한국시간) 97윔블던테니스대회 피트 샘프라스(미국)와의 남자단식 8강전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앞으로 그랜드슬램대회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커는 또“이제 내려갈 때가 됐다”며 “앞으로 작은 규모의 토너먼트대회에만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12년전인 85년 당시 시드 배정도 받지못한 프로 데뷔 2년차 풋내기 베커가 17세의 최연소 나이로 우승하자 세계 매스컴은 그를 '테니스 신동'이라고 부르며 들끓었다.

대포알 같은 서비스때 나는 소리로'붐붐 서비스'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베커는 86,89년등 3차례 윔블던을 정복해 '윔블던의 영웅'으로 불렸다.

베커는 바로 그 윔블던 무대에서 14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베커는 윔블던 3회 우승을 비롯,6차례 그랜드슬램대회 정상에 오르며 90년대 초반까지 세계 남자테니스계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베커의 인기가 높았던 것은 그의 성적 못지않게 화려한 플레이 때문이었다.공중으로 치솟아오르는 듯한 서비스와 역동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베커는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냈지만 흑인 모델 출신 바버러 펠투스와의 결혼,탈세 혐의등으로 조국 독일에선 테러 위협에 시달리는등 적지않은 고통을 당해야 했다.

한편 독일은 베커.미하엘 슈티히.슈테피 그라프등'저먼 트로이카'의 맹활약으로 한때 테니스 전성기를 맞았으나 이들이 올해 나란히 은퇴할 가능성이 높아 독일 테니스는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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