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신지애 ‘백의종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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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지존의 굴욕?’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신지애가 3일 후원사 로고가 없는 모자를 쓰고 연습라운드를 하고 있다. [J골프 제공]

신지애(21)가 결국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채 올 시즌 첫 티샷을 날리게 됐다.

신지애는 5일 호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스리조트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 스폰서 로고 없는 모자를 쓰고 출전한다. 지난해 말 계약 만료로 하이마트를 떠난 신지애는 지난달 매니지먼트사를 바꾸면서까지 후원사 물색에 나섰으나 아직 구하지 못한 상태다. 골프 지존으로서 이만저만 자존심 상한 게 아니다.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 이성환 대표는 “아직 마땅한 스폰서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엔 로고가 없는 흰색 모자를 쓰고 출전했으면 하는 뜻을 신지애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13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LPGA투어 SBS오픈에 앞서 뭔가 좋은 소식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회장과 1시간20분 거리인 브리즈번에 훈련 캠프를 차린 신지애는 최근 3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펼쳤다. 강훈련 탓에 지난주에는 몸살과 편도선염으로 응급실 신세까지 졌다. 훈련캠프에 동행한 아버지 신재섭(49)씨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9홀 플레이를 한 뒤 오후엔 6시까지 쇼트게임과 퍼팅,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했다. 또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스폰서 문제와 관련, 신지애는 “우승하면 스폰서가 붙지 않겠어요”라며 애써 태연한 표정이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겠다는 각오다. 2007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이 코스와 궁합도 맞는 편이다.

그러나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호주 출신 카리 웹은 물론이고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인 청야니(대만), 그리고 KLPGA투어 신데렐라 서희경(23·하이트)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 대회 공식 후원사인 J골프가 3, 4라운드를 생중계한다. 중계시간은 각각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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