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산층 급증 … 한국 기업에 기회의 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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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에 한국 건설업체나 전력회사 등이 적극 참여했으면 합니다.”

뉴델리에 있는 인도 외무부 청사에서 2일(현지시간) 만난 비슈누 프라카슈(사진)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 기업에게 인도는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 정부는 2012년까지 사회간접자본시설에 5000억 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은 인도 인프라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한국 기업은 관심도가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프라카슈는 “인도는 세계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선진국 경제가 뒷걸음치고 있으나 인도 경제는 올해 7% 성장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2%포인트 낮지만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이나 유럽 경제에 비하면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도는 국내총생산(GDP)의 80% 이상을 내수에 의존해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말했다. 매달 600만~800만 대의 휴대전화가 꾸준히 팔리는 게 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은행의 80%가량이 정부 소유이고, 민간은행도 보수적인 경영으로 세계 금융위기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축률(35%)과 교육받은 젊은 중산층의 급격한 증가 등이 인도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프라카슈는 “인도인은 ‘한국 제품=고급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삼성·LG·현대가 생산한 휴대전화·TV·자동차 등이 호평을 받고 있다”며 “인도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이 더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인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인도 농민은 샴푸가 뭔지 몰랐으나 1루피(약 30원)짜리 1회용 샴푸가 나온 뒤 엄청난 인기를 끌며 시장을 석권했다”며 “인도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인도 영화의 촬영지로도 각광받을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인에게 이국적인 경복궁 등 한국 전통문화유산과 함께 인도인이 친숙하게 여기는 불교문화유산이 많다는 것이다. 인도 영화산업을 일컫는 발리우드는 한 해 1000편 이상의 영화를 만들어 미국 할리우드와 겨루는 세계적 영화 중심지이다.

뉴델리=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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