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보다 잘사는 미국인 50%로 점차 감소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아들이 아버지보다 사회.경제적으로 더 성공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미 미시간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열명중 다섯명 정도가 아버지때 보다 더 잘 살게되고,서너명은 오히려 더 못하며,나머지 한두명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버지때에 비해 비슷하거나 더 나은 지위를 누리고 있는 비율은 근래들어 점차 줄어드는 추세. 70년대의 경우 70% 정도가 여기에 해당했으나 90년대초에는 이 비율이 63%로 떨어졌다.대신 더 못해졌다는 사람이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같은 변화를 두고 미 도시연구소는'반가운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부와 지위의 세습구조가 점차 타파되고 있다는'청신호'로 분석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70년대에 발생한 신분상승은 3분의 2 가량이 경제성장의 자연스런 부산물이었다.그러나 최근들어 경제성장이 많이 둔화되면서 상향이동은 그만큼 어려워졌다.

반면 경제 운용방식은 더욱 개방적으로 변해 출신'계급'에 관계없이 개인적인 능력에 따른 부침이 많아졌다.결국 미국사회 전체적인 형평성과 건강성은 더 늘어난 셈이다.

이와함께 전문직이 많아지면서 부의 세습은 더욱 어려워졌다.예컨대 2백년전의 농장주인은 아들에게 농장에다 영농기술까지 모두 전수해줄 수 있었으나 요즘의 의사가 아들에게 의술을 다 가르쳐 줄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성공여부는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와 거의 관계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아버지의 부가 아들의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원하기만 하면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대학교육 이후의 성공여부는 역시 개인의 노력과 자질이 크게 좌우하는 것으로 연구결과는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이재학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