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반환시계탑 마카오도 카운트다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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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홍콩을 접수한 중국은 이제 새로운 날짜역산 시계탑을 준비중이다.99년12월20일로 예정된 마카오 회수를 기다리는 마음에서다.이 시계탑은 마카오와 이웃한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시 세관에 세워진다.

그러나 마카오 반환을 바라보는 중국과 마카오인들의 심정은 홍콩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우선 마카오인들 자체가 포르투갈통치에 대해 별 미련이 없다.홍콩 반환에서 강렬하게 확인된 영국에 대한 홍콩인들의 아쉬움을 마카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차라리 중국이 더 빨리 마카오 통치를 시작했으면 해요.마카오정청은 치안유지능력을 이미 상실했거든요.”대바구니 소매상을 하는 올해 37세인 위탁공씨의 말에서 포르투갈에 대한 마카오인들의 실망을 읽을 수 있다.갱들의 전쟁이 불붙어 이미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정도로 마카오의 치안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사실 마카오 문제는 출발부터 홍콩과 달랐다.영국이 홍콩을 무력으로 점령했다면 마카오는 포르투갈 상인들이 중국을 구슬러 통치권을 따냈기 때문.포르투갈의 상인들은 중국정부에 조공용 물품을 진상하기 전 햇볕에 말릴 장소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1557년 마카오를 조차하는데 성공했다.

마카오에 대한 중국의 생각도 홍콩에 대한 마음과는 달리 뜨악한 입장이다.포르투갈은 이미 66년과 74년 두번에 걸쳐 마카오를 반납하겠다고 했으나 중국이 오히려 이를 막았을 정도다.이유는 간단하다.큰 실익도 없는 마카오를 덜컥 돌려받고 나면 그에 따라 홍콩처리 방향도 자연스럽게 결정될텐데 그러기에는 중국의 내부정책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던 탓이다.결국 84년 홍콩반환에 관한 중.영 공동성명이 체결된지 3년이 지난 87년에야 베이징과 리스본 정부는 99년12월20일 마카오를 중국에 이양키로 합의할 수 있었다.반환조건만큼은 홍콩과 비슷하다.마카오에도 역시 반환후 50년동안 중국과는 다른 현재의 체제가 유지된다.즉 일국양제(一國兩制)가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도박왕 스탠리 호(75)의 카지노 독점권이 반환후에도 과연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은 반환을 기다리는 마카오인들의 초미의 관심거리.마카오 정부수입의 60%가 스탠리 호가 독점 운영하는 9개 카지노의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점만 봐도 스탠리 호가 마카오 경제에서 갖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62년부터 마카오 도박독점권을 확보한 마카오관광오락공사(STDM) 회장 스탠리 호는 마카오정부와 2001년 12월31일까지 독점권을 유지키로 계약을 맺은 상태.이 조약은 반환후에도 일단 유효한 것으로 결론 났다.다만 반환후 세금만 현재의 30%에서 31.8%로 올리기로 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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