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쌍용자동차 지원 再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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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연초부터 종금사들의 자금회수에 시달려온 쌍용자동차에 대해 은행권이 자금지원을 재개하고 나섰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쌍용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쌍용자동차가 요청한 운영자금 2백억원의 대출을 승인했다.이와 함께 신탁계정을 통해 쌍용자동차가 발행한 기업어음(CP)2백억원을 새로 사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등 총 4백억원을 신규 지원해주기로 했다.또 이미 매입한 CP(잔액 약 1천억원 추산)에 대해서는 모두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미 3백억~4백억원 규모의 쌍용자동차 CP를 매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조흥은행 관계자는“쌍용이 이미 상환한 CP 가운데 일부를 직접대출로 돌려 지원해준 것이지 긴급자금지원은 아니다”며 “앞으로 CP매입 잔액에 대해서는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모두 연장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일은행도 이날 만기가 돌아온 1백40억원의 지급보증을 1년간 연장해주기로 결정했다.한일은행은 지난 4월에도 담보대출로 쌍용자동차에 1백억원을 지원해줬다.

쌍용자동차는 한보사태의 후유증으로 연초부터 종금사등의 집중적인 자금회수 요구를 받아 지금까지 1,2금융권 빚 약 2천4백억원을 자체자금으로 갚았다.현재 남아 있는 쌍용자동차의 종금사 차입액은 모두 1조원 안팎이다.종금사 관계자는“많은 돈은 아니지만 은행권이 돈을 풀기 시작하면 쌍용자동차에 대한 악성루머를 일단 진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오는 10월부터 3천5백㏄급 대형승용차'체어맨'(대당 5천만원)을 연말까지 2천~3천대,내년에는 내수로 1만대(판매대금 6천억원 이상)를 팔아 시설투자및 개발비용에 충당할 계획이라고 은행측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쌍용자동차 최형기(崔亨基)자금담당이사는“악성루머가 돌면서 한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조흥은행등 은행권이 자금지원을 재개하고 있어 자금회전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崔이사는 “은행권의 자금지원은'구제금융'이 아니며,기존 차입금을 계속 유지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수.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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