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질난 두 골…아직도 배고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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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오만 패배'의 설욕은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방적으로 경기를 압도한 한국팀에 두 골은 아무래도 부족했다.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전 역전승의 감격이 서린 대전월드컵경기장. 박성화 감독대행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9일 베트남과의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2승1무를 기록, 7조 선두를 지켰다.

전반 안정환(요코하마)과 김은중(서울)을 투톱에 내세운 한국은 박지성(아인트호벤)이 중원에서 공격을 조율했다. 그러나 양쪽에서 올라오는 크로스가 날카롭지 못했고, 패스도 결정적인 순간에 부정확해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20분 이후부터 중앙수비수 유상철(요코하마)이 미드필드로 전진하며 공격진에 힘을 보탰다. 공격 흐름이 빨라지기 시작했고, 전반 29분 마침내 선취골이 터졌다. 아크 정면에서 이을용(서울)이 수비수 사이로 드리블하다 뒤로 짧게 패스, 안정환이 가볍게 오른발로 볼을 감아찼다. 볼은 전진한 베트남 골키퍼 트란 민 쾅의 키를 넘어 오른쪽 골네트 위쪽에 꽂혔다. 이탈리아전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의 감각이 돋보인 골이었다.

공격의 고삐를 틀어쥔 한국은 전반 37분 김은중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았고, 3분 뒤 유상철의 크로스를 안정환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빗나갔다.

한국은 후반 들어 더욱 세차게 베트남 문전을 두들겼다. 후반 2분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을용이 절묘하게 감아찼으나 볼은 오른쪽 골대를 정통으로 맞고 나왔다. 후반 16분 기다리던 추가골이 터졌다.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박지성이 내준 볼을 김두현(수원)이 수비 한명을 제치고 치고들어가다 오른발로 대각선 슛, 볼은 깨끗하게 왼쪽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26분에는 박지성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한국은 후반 31분 이탈리아전 동점골의 주인공 설기현(안더레흐트)을 투입했지만 더 이상의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후 박 감독대행은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A매치 2연승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바꾼 게 소득"이라고 말했다. 타바레스 베트남 감독은 "한국은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슈팅은 우리보다 세배 이상 많았지만(한국 23-베트남 3) 두 골밖에 못 넣었고, 27번 크로스에서 한 골도 만들지 못했다"며 한국팀을 꼬집었다.

대전=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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