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LA 다저스의 에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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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97년 시즌 LA 다저스의 에이스는 누구일까. 90년대 들어 다저스의 에이스 자리는 라몬 마르티네스 차지였다.지난 2년여동안 일본 프로야구 출신의 노모 히데오가 전문가들로부터 내셔널리그 우완투수중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는 평을 들으며 에이스 자리에 도전했으나 올 개막전 투수의 영예는 여전히 마르티네스의 차지였다.

그러나 올해는'코리아 특급' 박찬호(사진)가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다저스의 에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박찬호는 올해 승운이 따르지 않아 5승4패에 머물고 있으나 경기내용을 분석해볼 때'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라는 평가다.

박찬호를 포함한 5명의 다저스 선발투수중 승률은 마르티네스(66.7%)가,다승(7승)과 탈삼진에선 노모(1백19개)가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다.그러나 나머지 분야에선 모두 박찬호가 단연 돋보인다.우선 박은 방어율(3.19),상대타자 타율(2할1푼3리)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다.무엇보다 박찬호를 에이스로까지 치켜세우게 된 동기는'우수 선발경기(Quality Start)'부문의 기록이다.

'우수 선발경기'란 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던진 가운데 3자책점 이하를 허용한 경기를 말한다.충실한 경기 내용을 펼치며 소속팀에 승리의 기회를 안겨준 것을 의미하는 이 기록은 선발투수의 임무수행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연봉협상에서도 가장 중요시되는 기록이다.

박찬호는 올시즌 16경기에 출장,이중 13경기에 선발등판한 가운데 10경기가'우수 선발경기'로 기록됐다.76.9%의 임무수행 능력은 10경기 이상 선발로 나선 내셔널리그 전체 투수중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16선발경기중 14경기가'우수 선발경기'로 기록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대럴 카일이었다.

박찬호는 이밖에도 선발투수가 승리를 챙기기 위한 기본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 못한채 강판된 적이 단 한번도 없다.13선발경기중 5이닝과 6이닝만에 교체된 것이 각각 두차례씩 있었을 뿐이다.등판하면 대부분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또 한 경기에서 허용한 최고 실점이 4점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 2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때 LA타임스.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등 남가주 지역 주요 일간지의 다저스 담당 기자들도“오늘 다저스의 가장 믿음직한 선발투수가 나온다”고 말했을 정도다. LA지사=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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