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지수] ⑤ 수퍼보울에 담긴 아메리칸 드림

중앙일보

입력

미주중앙

미주중앙매년 수퍼보울 경기에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영웅이 탄생한다.

지난 2년 간은 풋볼명가의 형제인 인디애나 콜츠의 페이튼 매닝과 뉴욕 자이언츠의 일라이 매닝이 우승 트로피를 나눠 가졌다.

하지만 엘리트 코스를 거친 '준비된' 스포츠 영웅 외에 2002년 우승했던 뉴잉글랜드의 톰 브래이디처럼 소위 밑바닥 인생을 지나며 역경을 딛고 세상의 갈채를 받는 영웅들도 있다.

이번 수퍼보울 경기에서는 2명의 선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쿼터백인 커트 워너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러닝백인 하인스 워드가 그 주인공이다.

커트 워너는 대학졸업 후 오라는 구단이 없어 수퍼마켓 점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풋볼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해 실내풋볼(아레나 풋볼)에서 뛰었고 그의 실력을 알아본 세인트루이스 램스에서 그를 스카웃했다. 하지만 다시 유럽무대로 밀려난 그는 우연찮은 기회에 다시 램스로 복귀해 1999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를 차지했다.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하인스 워드는 한-흑 혼혈이다. 주한미군이던 아버지와 한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부모의 이혼 후 힘겨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어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분에 풋볼선수로 성공했으며 2006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자신도 MVP를 차지했다.

그 후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둔 두 선수가 올해 다시 '신데렐라 2편'을 준비하고 있다.

인종을 떠나 미국에 사는 모든 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 수퍼보울을 보는 팬들은 워너나 워드가 되어 '꿈'을 찾기 위해 땀을 흘리며 함께 호흡하게 될 것이다.

풋볼에 왜 열광하나…'개척자+영웅' 담겼다

미국인들이 풋볼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선 '그들만의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축구 배구 농구 등의 스포츠와는 달리 미국인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스포츠다. 럭비가 바탕이 되긴 했지만 경기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또한 개척정신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풋볼에 열광한다. '땅따먹기'를 통해 미대륙을 정복한 조상들의 개척정신이 바로 풋볼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쿼터백을 보호하기 위해 수비수들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던지는 모습에서 희생정신을 느낄 수 있는 것도 풋볼이 사랑을 받는 이유다.

특히 과격한 태클과 몸싸움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풋볼에 더욱 열광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프로풋볼(NFL)의 경우 대기업들이 광고를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는 것도 팬들이 급증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풋볼경기에는 항상 영웅이 존재한다. 공격을 지휘하는 쿼터백과 그 공을 받아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는 공격수는 팬들의 우상이 된다. 영웅스토리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풋볼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주중앙 : 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