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파, 농구코트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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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아시아 남자농구 최고 슈터로 군림하며'슈터왕국'한국의 기틀을 마련한'원조 슛도사'신동파(53.SBS부단장.사진)씨가 은퇴를 선언했다.

SBS의 고위관계자는 신씨가“구단과 농구계에서 자신의 역할이 끝났으므로 후진을 위해 물러서겠다”며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7월16일자로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며 SBS측은 현재 부국장급인 신씨가 농구해설등을 맡아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신씨는“우선은 휴식을 취하며 심신을 가다듬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제한 뒤“구체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해설등 농구와 관련한 업무를 맡아 보겠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일승일패에 일희일비하는 프로의 생리가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았고 프로농구 출범무렵부터 퇴진을 고려해왔다고 밝혔다.

신씨는 앞으로 아마추어 농구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할 생각이며“더이상 코트 일선에 복귀해 활동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신씨의 은퇴는 최근 SBS가 추구하고 있는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SBS는 한시즌만에 초대 김동광감독을 경질,강정수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승격시켰고 신씨가 공들여 스카우트한 오성식을 LG로 트레이드했다.

신씨는 91년 초대감독으로 부임한후 심혈을 쏟았던 팀 운영이 자신의 뜻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최근의 변화에 회의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농구명문 휘문고-연세대-중소기업은행을 거친 신동파씨는 특히 62~73년 국가대표 간판슈터로 군림하며 69년 아시아선수권,70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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