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m 눈에 휴교라니 … 워싱턴, 억센 시카고 배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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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워싱턴은 시카고의 억센 (교육) 환경을 배울 필요가 있어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의 안일한 교육환경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워싱턴 지역에 눈이 2㎝ 내리자 오바마의 두 딸 말리아(10)와 사샤(7)가 다니는 워싱턴 시드웰프랜즈 사립초등학교가 휴교했다. 그러자 오바마는 “시카고에서는 (이런 날씨에) 휴교를 한 적이 없다”며 “워싱턴 사람들은 겨울 날씨에 대비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날 경제 전문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가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꺼낸 화제였지만 워싱턴 주민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시카고의 겨울 날씨는 워싱턴보다 훨씬 매섭다. 워싱턴의 연간 적설량은 평균 38㎝인 반면 시카고는 약 97㎝다. 게다가 시카고의 기온은 근처 미시간호수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으로 인해 더욱 낮다.

그래도 시카고 학교들은 지난 10년간 한 번도 수업을 쉰 적이 없다. 말리아와 사샤가 다녔던 시카고대 부속 실험 학교가 지난 30년간 추운 날씨 때문에 휴교한 날은 딱 하루다.

오바마의 발언에 대해 워싱턴 주민 데이먼 얼리치는 “오바마의 정책을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발언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시드웰프랜즈 초등학교의 월리스 터너 교장도 “대통령의 말이 맞다”며 “다음에 눈이 온다면 대통령을 초청해 함께 학생들에게 등교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다녔던) 하와이의 푸나후 학교와 합쳐 학생들을 하와이로 보내면 날씨 때문에 고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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