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총련 간부들 만취 폭행 - 전남대 이종권씨 變死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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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27일 전남대 구내에서 숨진채 발견된 이종권(李鍾權.25)씨는 전날 밤 전남대 학생회관 동아리연합회 사무실에서 술에 만취된 남총련(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연합)간부들로부터 프락치 혐의에 대해 조사받으며 폭행당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또 남총련 간부들이 李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후 대책회의를 갖고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북부경찰서는 남총련 기획국장 全병모(24.순천대졸).정책위원 張형욱(25.목포대졸).투쟁국 간부 李승철(24.전남대 경영학4)씨등 3명이 李씨 조사와 폭행을 주도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외의 가담자 3~4명의 신원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경찰은 이날 공무집행 방해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지난해 전남대 연대사업국장 조동호(曺東鎬.24.축산과4)씨로부터 “지난달 27일 오전3시쯤 식당방에서 李씨를 폭행한 全씨등과 한총련 노학연대사업국 간부 노연사(가명.여)를 만났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한총련의 개입 여부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李씨 폭행에 가담한 혐의로 16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전남대 섭외부장 구광식(具光植.25.무역4)씨가“全씨등 3명이 술에 취한채 李씨를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다”고 시인하고“李승철씨는 술이 너무 취해 조사도중 옆방에서 잠들었으며 全씨와 張씨가 조사를 계속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全씨와 張씨는 지난달 27일“오전3시쯤 외부에서 술을 마시고 전남대로 들어오는 도중 李씨가 풀밭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었다.

경찰은 또 具씨로부터 全씨등 3명 이외에 3~4명 가량이 李씨 조사와 폭행에 가담했으며 27일 오전부터 남총련 선전국장 李모(22.여).전남대 부총학생회장 朴모(25).96년 부총학생회장 李모(24)등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광주=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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