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타자 최희섭, '해태냐 고려대냐'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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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새끼호랑이가 갈 곳은 무등골인가,안암골인가. 올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초대형 슬러거 최희섭(광주일고 3년.사진)을 둘러싸고'무등골 호랑이'해태와'안암골 호랑이'고려대가 스카우트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고교 1년때부터 슬러거로 지목받아온 왼손 파워히터 최희섭은 지난 4월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 홈런상을 차지,대형타자가 많은 내년 졸업예정자 가운데서도 최대어임을 확인시켰다.192㎝,95㎏의 체격을 갖춘 최는 거구로선 보기드문 유연성에 파괴력.정확성까지 갖췄고 수비.러닝에서도 프로선수 못지 않다는게 프로스카우트들의 평가다.

해태는 2년전부터 꾸준히 공을 들여왔고 최희섭도“어차피 갈 곳”이라며 은연중 프로행을 밝혀 해태입단이 유력시 됐었다.그러나 지난 5월 고려대가 뛰어들면서'호랑이마을'끼리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고려대는 국가대표 4번 김동주(4년)가 내년 졸업하게 돼 최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태는 왼손타자 부재의 고민을 즉시 해결할 수 있는데다 최의 수비위치가 해태의 최약지구인 1루여서'절대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반면 고려대는 당초 스카우트 대상이었던 광주일고 유격수 이현곤을 포기하면서까지 최희섭을 잡겠다고 나서고 있다.해태가 제시한 최희섭의 몸값은'최소한 2억원'. 뒤늦게 뛰어든 고려대는 학교 이름값에 7천만원의 스카우트비를 얹어주겠다고 나섰다.역대 고졸 계약금 최고액은 손지환.김민기(이상 LG)의 2억8천만원.최의 몸값은 고려대의 막판가세로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광주=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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